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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 출장시간 부족해도···" 이강인 발탁한 벤투 축구철학

입력 2019.08.26. 14:52 댓글 0개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능력 있고 뛰어난 선수다."

파울루 벤투(50)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강인(18·발렌시아)을 높이 평가했다. 능력이 뛰어나면 뛸 수 있다는 자신의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26일 축구회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첫 경기 투르크메니스탄전에 출전할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1년2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김신욱(31·상하이), 대표팀 주장 손흥민(27·토트넘) 등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강인 또한 부름을 받았다. 이번에 소집된 26명 가운데 가장 어리다.

동연령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입증했다. 올해 FIFA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넓은 시야, 정확한 킥과 패스를 주무기로 맹활약했다.

실적도 좋았다.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끈 것은 물론 대회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인 남자 선수가 골든볼을 받은 사상 최초의 사례다.

소속팀에서는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발렌시아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얻으며 주전 경쟁을 하는듯 싶었지만, 정작 정규리그가 개막하자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경기력이 다소 우려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 관련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이번 벤투호는 내달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조지아와 평가전에 이어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바가트에서 열리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에 나선다. 2019.08.26. yesphoto@newsis.com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강인의 출전 시간보다 그가 가진 기술을 먼저 봤다.

"정말 능력있고,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본다"면서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소속팀에서의 포지션 외에 다른 곳에서 뛸 수 있는지도 필요에 의해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도 중요하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을 두고 보겠다는 복안이다.

"구단 자체가 명문이기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얼마나 앞으로 경쟁하고 발전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일지 꾸준히 볼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강인의 잠재능력을 높게 샀다는 말이다.

"대표팀 감독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도, 일부 경우에는 소속팀에서의 시간이 부족해도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면 발탁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자신의 축구 철학에 맞는다면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과는 무관하게 대표팀의 문은 열려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백승호(22·지로나)도 선발했다. 백승호는 지난 6월 열린 이란과 A매치 평가전에서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백승호, 지로나FC

이는 지금까지 벤투 감독이 유지해왔던 소집 철학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예선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경기와는 조금 다르다"면서도 "소집 명단을 결정할 때는 특징을 살핀다. 우리가 유지해왔던 틀이나 스타일을 잘 유지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에서의 기회를 얻은 젊은 유망주들이 벤투호에 얼마나 녹아들지 지켜보는 것도 9월 A매치의 재미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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