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온·오프라인 격전, 푸드와 리빙으로 승부한다

입력 2019.08.26. 13:45 수정 2019.08.26. 14:13 댓글 0개
박인철 경제인의창 광주신세계 관리이사

최근 온라인 쇼핑환경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 등 온·오프라인을 지배하는 거대 경쟁사들과 경쟁에 밀리고, 트렌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며 저가 매장은 물론 고가의 물품을 판매하는 럭셔리 매장 중에서도 문을 닫는 곳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매장의 상당수가 차별화되지 않은 의류라는 동일한 물건만을 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매장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는 고객을 상대로 올바른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떠오르는 트렌드에도 빨리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패션에 대한 갈증을 온라인·모바일로 해결하며 탈 오프라인화하는 추세에 F&B매장과 리빙 생활 전문관은 다시 오프라인으로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는 소비의 핵 역할을 한다. 이번에 진행된 광주신세계백화점 매장 리뉴얼도 급격하게 온라인 시장에 소비자를 빼앗기고 있는 큰 흐름의 소비 트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식품과 생활 장르를 새롭게 개편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 8월 23일 푸드플라자, 델리, 스위트 매장이 완성됐다. 전국의 맛집들이 다 모여 있어 SNS 등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온 고객들로 매장이 붐비며 400여개 좌석이 항상 만석이다. 그 동안 지하 1층 식품관 옆에 선보였던 생활 매장도 지난 23일 8층으로 옮겨 층 전체를 전문관으로 새롭게 리뉴얼해 오픈했다. 명확한 기준 없이 브랜드 별로 나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대표 주거형태인 '아파트'를 접목시켰다. 리빙룸, 베드룸, 키친&다이닝룸, 스마트홈의 4개 구역으로 크게 나눠 각 존에 맞는 가구·소품을 한 곳에 모았고 공간과 어울리는 인테리어로 시선을 끈다. 면적은 3배 넓어진 900평 규모에 입점 브랜드 역시 1.5배 늘어난 71개 정도다. '호남 1번점'에 걸맞은 다양한 MD 구성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명품 리빙 브랜드들이 새롭게 많이 들어왔다. 1885년 시작된 스위스의 모듈 가구 브랜드 USM은 레고 블록처럼 짜맞춰 형태를 이리저리 바꿀 수 있는 모듈 가구의 원조다. 홈인테리어부터 오피스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에나 실용적으로 어울리는 디자인 가구다. 프리츠 한센은 시간을 초월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스웨덴 브랜드 이케아가 저가 가구를 대표한다면 반대편에는 덴마크 브랜드 프리츠한센이 있다.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쇼파, 테이블이 입소문을 타면서 3040 젊은 슈퍼리치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나뚜찌는 이탈리아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되어 탁월한 품질과 높은 완성도를 보장해 전세계적으로 신뢰받는 토탈 리빙 브랜드이다. 숙련된 장인의 손길이 닿은 칼한센앤손 가구는 1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명실공히 덴마크 디자인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리빙 브랜드로 인체공학적 기능을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처음 선보이는 '까사미아' 역시 고급 라인인 디자이너 컬렉션과 라메종 컬렉션 위주로 준비했고, '시몬스'는 매트리스뿐 아니라 가구, 침구까지 체험하는 토탈 베딩 전문매장으로 구성했다.

주52시간 근무 제도가 정착되면서 최근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도 더 길어졌다. 직접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커졌다. 이런 트렌드에 발 맞춰 백화점 역시 생활 장르에 힘을 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조원 규모였던 리빙 시장은 2014년 10조, 지난해 12조원까지 커졌고, 2023년 18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히 그곳에 있는 물건을 구입하는 장소가 아니라 즐겁고 신기하고 새로운 체험을 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온라인으로 거의 모든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굳이 오프라인으로 물건을 사러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장에서 제품에 대해 배우고 직접 시연해 보고 실험하고 관련경험을 얻을 것이다. 변화된 공간에 북적이는 고객들로 활기를 띠는 매장을 바라보며 면적은 조그마하지만 지역의 오프라인 명소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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