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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 전쟁⑦]김치냉장고 진화 이끈 위니아딤채, 시장점유율 1위 이어갈까

입력 2019.08.26. 09:16 댓글 0개
1995년 '직접 냉각 방식' 토종 가전 1호 첫 선봬
이미 2002년 단일품목으로 시장규모 1조 넘어서
삼성전자·LG전자와 경쟁 치열...수익성 예전만 못해
국내 첫 loT기반 김치냉장고 출시 등 기술력 승부
【서울=뉴시스】1995년 출시된 최초의 김치냉장고 '딤채'. 사진 위니아딤채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1995년 11월20일,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전 제품이 나왔다.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된 ‘토종 가전 1호’, 김치냉장고 ‘딤채’가 그것이다.

상용차 및 기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을 생산하던 만도기계 아산사업본부(現 위니아딤채, 대표 김혁표)가 냉동 공조 기술을 이용해 내놓은 신(新) 가전 제품이다. 프랑스의 와인 냉장고, 일본의 생선 냉장고처럼 우리의 전통 문화와 기술이 접목된 토종 가전의 첫 사례이다.

김치냉장고는 우리나라 전통 김장독의 김치 숙성 및 보관 원리를 현대 기술로 구현한 제품이다. 겨울철 땅속에 묻힌 김장독이 냉기 유출을 차단하고, 외부 공기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김장독 내 온도를 0도에서 영하 1도 사이에서 유지해 김치를 보관하는 원리를 저장실 자체를 냉각시키는 ‘직접 냉각 방식’이라는 전혀 새로운 기술로 구현해냈다.

기존 일반냉장고의 경우 서양의 건조 음식 보관에 맞춰 냉기를 순환시키는 ‘간접 냉각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내부의 온도 편차가 10도를 넘나들어 김치나 탕, 찌개처럼 국물 음식이 많은 한국형 음식문화에는 적합하지 못했다. 이에 위니아딤채는 기존 일반냉장고를 개량하는 방식이 아닌 전혀 새로운 기술로 ‘토종 가전 1호’ 딤채를 세상에 내놓았다.

딤채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첫해 4000대 팔린 데 이어 이듬해 2만대가 팔리는 등 매해 눈부신 성장을 성장을 거듭했다. 김치냉장고는 1990년대 후반 주부들이 갖고 싶은 가전제품 순위에서 늘 1위를 자리잡을 만큼 인기를 끌었고, 주부들 사이에서는 ‘딤채계’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딤채는 김치냉장고의 대명사 또는 동의어로 자리잡게 됐다.

위니아딤채의 ‘딤채’에 이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가전 회사들과 20여 개의 중소기업들이 가세, 김치냉장고는 1990년대 후반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아이템이 됐다. 2001년에는 연간 국내 판매량이 120만대에 이를 정도로 확대 됐다. 2002년에 이르러 가구당 보급률도 30%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2002년에는 단일 품목으로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서면서 ‘1품(品)1조(兆)시장’을 열었다.

딤채의 이 같은 성공은 가전업계에 쌀저장 냉장고, 반찬 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등과 같이 우리 식생활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뿌리를 둔 기능성 가전의 붐을 형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치냉장고가 대중화되면서 사시사철 김치를 담그고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11월 떠들썩한 김장철 풍경이 점차 사라지는 등 김장 풍속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서울=뉴시스】딤채 IoT 김치냉장고. 사진 위니아딤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딤채의 김치냉장고 점유율은 38%에 달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여전히 높다. 하지만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인해 판매 단가 하락이 불가피해 수익성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이에 위니아딤채는 올 5월에 국내 최초로 LCD디스플레이가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하며 기술력에 편의성까지 더한 제품을 내놨다.

주방에서의 요리 시간이 보다 즐거울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갖추고 있다. 유튜브 어플로 음악 감상 및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며 인터넷 라디오도 들을 수 있다. 일상 생활 정보도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혁표 위니아딤채 대표이사는 "변화하는 소비자 사용 환경에 맞춰 김치냉장고를 단순한 김치 저장고에서 주방의 허브 디바이스로 지위를 높이는 모델을 출시했다"며 "주부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적용한 모델로 시장의 호응을 기대해 예년보다 일찍 딤채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jmk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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