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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립대병원 직접고용" 요구하지만···과거 지침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19.08.25. 09:30 댓글 0개가이드라인 근거로 병원은 자회사 추진 중
노사 협의도 단서조항多…직접고용 불투명
노조 "정부·병원 다 잘못…적극 개입해야"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교육부가 국립대병원에 파견·용역근로자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과거에 자회사 설립도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려보낸 바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립대병원 측이 정부 지침을 내세워 직접고용보다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노조에서는 정부와 국립대병원 모두 잘못이 있다며 국립대병원의 인식전환과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7월20일 정부부처 합동으로 배포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는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정규직 전환가능 모델로 직접고용과 함께 자회사가 제시돼 있다.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에 속한다.
단서조항으로 국민의 생명·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는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으나 현재 파업에 참여하는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의 경우 청소, 시설관리, 보안관리, 주차 등의 종사자들이 있어 이 문구를 적용할 경우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또 파견·용역직의 정규직 전환은 노사 및 전문가 협의를 거치도록 했지만 합의가 아닌 협의에 그쳐 의견일치가 필수 사항은 아니다. 이마저도 협의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협의기구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를 제시했으나, 기관의 사정과 특성에 따라 다른 합리적 방식을 정할 수 있도록 해 선택지를 열어놨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1일 국립대병원장 회의를 비공개 소집해 파견·용역직 직접고용을 당부했다. 지난 4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3개 산별연맹 위원장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견·용역직 노동자들도 국립대병원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면서 22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은 용역회사에서 자회사로 간판만 바뀔 뿐 임금이나 근로조건은 그대로여서 신분과 처우개선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립대병원들이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여서 파견·용역직의 직접고용은 불투명해졌다. 국립대병원들은 이르면 9월 병원장 회의를 통해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업기간에는 일용직 근무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침을 받은 게 있어서 자회사로 하려고 계속 협의 중"이라며 "다른 병원들도 모두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립대병원이 정부 지침을 내세워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교육부는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인건비 지원 등 재정지원도 결정된 것은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데 가정을 해서 지원을 하겠다고 얘기를 할 수는 없다"며 "가이드라인에는 노사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돼 있고 거기에 우리 부는 정부의 역할로서 고용안정화를 위해 가능하면 직접고용을 우선 검토해달라고 협조요청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에서는 정부와 국립대병원 양 측 모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며 정규직 전환을 위해 진일보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국립대병원에서 직접고용에 대한 의사를 먼저 밝혀야 하고 교육부는 직접고용을 할 때 필요한 재원 등의 지원방안이나 그 반대의 경우 제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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