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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들, 홍남기에 "서비스산업 활력·규제 완화를" 제언
입력 2019.08.23. 21:35 댓글 0개"홍남기, 정부가 곳간 박박 긁어 최대한 지원한다더라"
"노동·환경·산업안전 규제 글로벌 수준으로 가져가자"
"다수 연구원들, 성장률 2.0~2.2% 전망…확장재정 필요"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주요 국책·민간 연구기관장들은 서비스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 활력을 되찾고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2시께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산업연구원(KIET) 등 국책 연구기관과 삼성경제연구소(SERI),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SK경영경제연구소 등 민간 연구기관의 장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홍 부총리와 간담회를 가졌다. 홍 부총리가 연구기관장들과 머리를 맞댄 건 지난 3월과 6월 이후 세 번째다.
회의에선 서비스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최정표 KDI 원장은 "관광, 문화, 예술 등 서비스 산업에서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찾아보자는 주장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역시 "소재·부품·장비 산업보단 서비스 산업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며 "홍 부총리께서 하반기 경제 하방 리스크가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곳간을 박박 긁어 최대한 (지원)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민간 기관에선 규제 완화에 대한 건의가 주를 이뤘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노동, 환경, 산업안전 등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감세나 세액공제 등 분야에서 (기업을) 보호해야 투자가 활성화된다고 말씀드렸다"며 "규제의 수준을 글로벌 기준으로 가져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있으니 룸(room)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는 "노동시장에서의 유연화와 네거티브(negative)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제안했다"고 했다.
아울러 민간 연구 기관들은 우리 경제 전망을 더 암울하게 내다봤다.
이 원장은 "기존 전망치인 2.5%에서 2.0~2.2%로 낮췄다. 대부분 연구원들이 그 정도로 수정해서 전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하반기 수출이 감소하는 속도가 줄어들 것을 전제해 우리 경제가 올해 2.5%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우리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현재 2.4~2.5% 수준이다.
김 원장은 "불확실성도 높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이 계속 일어나니 상황 변화를 반영해 당초 전망보다 낮출 수밖에 없다"며 "2% 내외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지난 4월 기준 2.3%다. 지난해 9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한 것이다. 김 원장은 "경기 순환적 문제보다도 구조적 문제들이 겹쳐 있기에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해 경기 하향세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우려는 주된 논의 사항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차 대표이사는 "(정부가)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경제적 측면에서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쉽게 걷히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더 긴장감 있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청와대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무역 보복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을 근거로 지소미아 협정을 종료 결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아직까지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피해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언제라도 수출 규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우리 경제와 기업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며 "정부는 일본 측에 부당한 조치의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한편, 단기적으로 발생 가능한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근본적인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 대책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는 지금껏 세계 무역을 효율적으로 이끌어왔던 글로벌 공급망(GVC)에 대해서도 시사점이 크다"며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와 GVC 전략의 방향성과 관련해 기관장들의 조언을 구했다.
그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대내외 여건상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홍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 갈등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올해 들어 3번 연속 하향 조정하는 등 글로벌 경제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선 미·중 무역갈등 심화, 브렉시트(Brexit) 불확실성, 홍콩 사태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이 중첩되며 글로벌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3.7%에서 올해 1월 3.5%, 4월 3.3%, 7월 3.2%로 내리 낮췄다.
이밖에 국내적으로도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홍 부총리는 "투자와 수출 부진이 길어지면서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흐름과 전망, 그리고 우리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정확히 이뤄져야 올바른 처방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반기 정책 대응 방향과 관련해 그는 "당장의 활력 회복을 위한 돌파구가 가장 절실한 상황"이라면서도"보다 긴 호흡을 갖고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 노력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당초 계획한 재정과 투자 분야 집행을 차질없이 실행해 나가는 한편 투자 촉진, 내수 활성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경제 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성장 경로상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우리 경제 전망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제하며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한 1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 재정 보강 계획을 검토하고 소비, 관광 등 내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suw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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