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방송 민주화의 꺼지지 않는 등불

입력 2019.08.22. 18:37 수정 2019.08.22. 18:37 댓글 0개
나윤수의 약수터 칼럼니스트

많은 사람들이 '사상의 은인'으로 故 리영희 선생을 꼽는다. 그의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는 엄혹한 유신시대에 금지 도서 1번이었다. 중국 사회주의, 베트남 전쟁, 일본의 재등장 등을 예리하게 파헤쳐 눈을 번쩍 뜨게 한 기억이 새롭다. '새는 좌우 날개를 난다'에서는 "새가 멋있게 나는 것은 오른쪽과 왼쪽 날개로 날기 때문이다"며 사상의 자유를 정면 거론하기도 했다. 작금 진보와 보수를 향해 "진보다운 진보, 보수다운 보수로 함께 살라"고 일갈하는 듯 하다.

그는 언론인의 자세에 대해서도 통렬한 자기 반성을 요구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다. 언제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한다"며 진실 추구를 강조했다. 누구보다 실천적 삶을 살았던 그는 오늘날 '기레기'라는 비난을 듣는 언론인들에게 촌철살인의 메스를 들이댔다.

방송민주화에 앞장섰던 MBC 이용마 기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날카로운 보도로 권력을 감시하던 "MBC뉴스 이용마 기자입니다"라는 멘트를 더이상 들을수 없게 됐다. 가뜩이나 소신과 지조있는 언론인이 귀한 판에 지사적 삶을 살았던 그를 잃어 안타깝다. 한창 일할 나이에 방송 독립 투사를 잃었으니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다.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나팔수 노릇을 자처하는 방송의 행태를 목격해왔다. 말이 공영 방송이지 민간은 물론 개인 방송보다 못한 행태를 보이기 일쑤였다. 그런 잘못된 방송의 생리를 바꾸고자 이 기자는 최장기 파업을 이끌다 해고라는 아픔을 겪었다. 투병 중에도 "세상은 바꿀수 있다"고 외쳤던 그에게 방송은 바뀌었을까 하고 묻고 싶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제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았다. 마음의 부채가 너무 크다. 복받은 사람이겠지요. 어떻게 해야 다 갚을수 있을지...다들 감사해요" (6월 17일 SNS)라는 글을 남겼다.

리영희 재단은 2017년 이 기자를 제5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 상을 두 어린 아들과 함께 눈물로 받던 그를 안락함을 버리고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기억하고 싶다. 그의 투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세상은 바꿀수 있다"던 그의 말에 희망을 가져본다.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는 등불로 남았으면 한다.

나윤수 칼럼니스트 nys8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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