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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친부모가 북한주민이면 자녀 한국 국적 인정"

입력 2019.08.21. 20:33 댓글 0개
탈북해 낳은 아이, 국적 비보유 취소소송 제기
부모 신원 공적자료 없지만 양육자 진술 인정
"신원 공적 확인해야만 국민 판정하는것 아냐"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친부모가 북한주민이라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해달라는 아이에게 법원이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안종화)는 A양이 "국적비보유 판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A양은 친부모가 북한 양강도 출신이며 중국으로 건너간 생모가 지난 2011년 미국 국적의 목사에게 도움을 받아 자신을 출산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생모는 집을 나갔고 목사가 A양을 양육했으며, 이후 베트남 국적 부부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출생신고가 됐다.

A양은 한국에 입국한 뒤 2015년 법무부에 국적판정 신청을 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해 3월 A양에게 국적 비보유 처분을 내렸다. A양 친부모를 특정할 수 없고 친부 국적도 알 수 없는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A양은 "친부모가 북한 출신인 이상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며 "베트남에서의 출생신고는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허위로 한 행위에 불과하므로 한국 국적이 상실됐다고 할 수 없다"면서 지난해 6월 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북한주민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거주하는 자로서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므로 만일 A양 출생 당시에 그 친부모가 북한주민이었다면 국적법에 따라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A양을 키웠다는 목사 증언 등에 비춰 A양 출생 당시 친부모가 북한 주민이었다고 판단했다. 목사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점 등 강한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양 부친은 밀수를 하다가 2010년~2011년께 북한 당국에 체포됐고 모친은 A양을 임신한 채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다"며 "모친은 2011년 9월 A양을 부탁하며 목사의 집을 나갔고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었으며 목사 부부는 A양을 양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사는 중국의 탈북자 단속이 심해지자 A양을 한국에 입국시키기로 결심했고 여러 도시를 거쳐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며 "베트남을 벗어날 수 있는 신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다른 미국인을 통해 베트남 부부의 딸로 출생신고를 한 뒤 여권과 비자를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록 A양 친부모의 신원이 공적인 자료에 의해 확인되지 않는 사정은 인정되나 반드시 A양 친부모에 관한 신원이 공적으로 확인돼야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판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북한 내에 A양 출생신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개연성이 적지 않고 통일부와 국정원 회신은 참고자료로 삼을 수 있는 의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A양의 출생신고는 한국 입국을 위해 만든 임시방편으로, 베트남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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