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노인대국' 일본···삶 속 깊이 파고든 고령화

입력 2019.08.21. 18:44 수정 2019.08.21. 18:44 댓글 1개
6. 구조화된 고령인구
지난 1970년부터 고령화사회 진입
2040년 노인비율 40% 육박 전망
고독사 등 사회부작용 만연 '심각'

노후를 어디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죽을 때까지 건강하면 좋은데, 혹 몸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최후의 보루'인 요양병원에 들어가야 하나? 아니면 부담스럽더라도 자식들에게 기대야 하나?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겪고 닥칠 머지않은 우리의 일이다.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경제력이 뒷받침이 된다면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퇴임 후 낮아지는 소득 수준과 갈수록 부담이 커져가는 병원비 등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고령화 그늘에 갇힌 고민과 체감도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보다 10년 이상 빨리 고령화를 맞은 '노인대국'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 아베 정부의 명분없는 경제보복 조치와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 배제 등으로 일본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고령화에 맞서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선진화된 일본의 실버산업과 관련된 대책과 방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취재팀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선진 실버산업 현장을 취재했다. 일본 도쿄 요양시설 등 현장 취재한 내용을 6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일상 생활 만연

일본 도쿄 도쿄도에 자리잡은 사이세이카이 중앙 병원(Saiseikai Central Hospital).

1층에 자리잡은 병동에 머리가 하얀 60~70대 고령의 노인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거 앉아 있었다. 병원을 오가는 사람들 역시 고령의 노인들로 보행보조기구와 지팡이에 의존해 이동하는 모습이 일상처럼 자연스러웠다. 종합병원이지만 노인전문병원인 듯 의료진을 제외한 사람 대부분이 노인일 정도로 고령화 비중이 높았다.

노인들이 대거 분포돼 있는 '고령자 마을'인 일본 도쿄도 시나가와구 니시오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일본 도쿄에서 40여분가량 떨어진 니시오이역을 주변으로 노인들이 대거 밀집돼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역 앞으로 여기저기 노인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보행보조 기구, 지팡이를 의존해 거닐면서도 어느 누구하나 어색하거나 부담스러운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젊은층보다 노인층의 비율이 더 많은 일상이 만연화된 모습이었다.

특히 역 앞에 자리잡은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전문점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볍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노인들이 줄을 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젊은 층이 대거 이용하는 매장이지만 이곳에서는 노인들이 홀로 매장을 찾거나 가족·친구들과 함께 앉아 햄버거를 먹는 모습에서 '노인 천국' 일본의 모습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하키코 다카오(84) 할머니는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주변에 노인들이 많이 살아 저렴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노령화 비율 '세계 1위'

'노인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 2007년부터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70세 이상 인구는 2천618만명으로 전년대비 100만명 증가했다. 총 인구대비로는 20.7%에 해당되는 수치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 조사보다 44만명 늘어난 3천55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다 규모다. 단연 세계 1위다. 전체 인구 대비 비율 역시 28.1%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2천12만명, 남성이 1천545만명으로 여성비율이 높다.

문제는 이같은 고령화 추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일본의 인구구조'에서 65세 이상인 고령 인구는 올해 현재 20%에서 20년 뒤인 2040년에는 40%를 육박할 것으로 보고됐다. 일본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65세 이상 고령자가 되는 셈이다. 또 이같은 추이는 100년 뒤인 오는 2110년까지 장기화돼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결과는 곳곳에서 예측된다 .

일본 후생노동성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미래 일본의 가구수 추계' 결과에서도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가구는 2015년 전체의 36%(1천918만 가구)에서 2040년에는 44.2%(2천242만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가구주가 75세 이상인 경우는 46.3%에서 54.3%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고령화가 얼마나 심각한 단계인지를 알 수 있다.

◆사회 부작용 등 심각

일본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나타나는 일본내 사회 부작용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를 이끄는 노동생산인구가 감소하면서 사회 전반의 경제 활력은 떨어지고 성장잠재력을 포함한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또다시 노동력, 자본의 확대를 통한 양적성장 여건을 악화시키고 장기불황을 심화시키는 악재가 돼 일자리 부진에 이어 인구감소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령화로 일본 내 생산가능연령(15~64세) 인구는 지난해 7천545만명까지 떨어졌다. 1950년 이후 최저치다.

현 상태라면 이 수치는 2049년 5천30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노동력 감소는 기업 등 경제 산업 전반에 인력 부족 현상으로 현실화돼 나타난다.

실제 일본에서는 고령이 된 경영자가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폐업하는 중소기업의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고독사 등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는 심각성도 크다.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고독사는 무려 3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에도 90대 노인이 사망한 지 2주만에 발견돼 적지않은 파장이 일었다.

일본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 한 관계자는 "초고령화사회를 맞은 일본은 고독사 등 사회문제 뿐만 아니라 국가 미래 성장 기반인 노동력 감소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을 적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복지와 산업을 한데 아우르는 노인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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