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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검찰 "난민 80명 입국 허용"···난민구조선, 19일 만에 정박

입력 2019.08.21. 13:07 댓글 0개
구조선 열악한 상황에 인도적 결정 내려
살비니, 검찰 명령에도 "동의할 수 없다"
【람페두사 섬=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 해협을 떠돌던 스페인 난민 구조선이 19일 만에 이탈리아 남단의 람페두사 섬에 정박했다. 사진은 정박 중인 배를 바라보는 난민과 NGO 직원들의 모습. 2019.8.21.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이탈리아 시칠리아 해협을 떠돌던 스페인 난민 구조선이 19일 만에 이탈리아 남단의 람페두사 섬에 정박했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 가디언은 이날 이탈리아 검찰이 스페인 난민 구조선 '오픈 암즈(Open Arms)'의 정박을 명령함에 따라 아프리카 출신 난민 83명이 이탈리아 땅을 밟게 됐다고 보도했다.

선박은 정박 직후 이탈리아 검찰에 압수됐다.

이번 조치는 앞서 검찰이 의사, 사법경찰을 대동해 구조선에 직접 올라 현장을 조사한 뒤 "선내 위생 상태와 난민들의 건강 상태가 위험 수준에 달했다"고 발표한 뒤 취해졌다.

구조선을 살펴 본 의료진은 "선박의 난민들은 걸을 공간 하나 없이 서로의 위에 몸을 쌓은 채 지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오픈 암즈의 표류가 길어지며 구조선 내부에서는 난민들끼리 싸움이 벌어지거나 바다로 뛰어내리는 등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이들도 나왔다.

검찰은 압류한 배의 상태 등을 조사해 표류 기간 동안 이들의 생활상을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담당 검사는 이날 람페두사 섬에서 상황을 지휘하며 "구조선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난민 중 부상자가 생기지 않도록 침착하게 정박하라"고 명령했다.

【람페두사 섬=AP/뉴시스】 이탈리아 시칠리아 해협을 떠돌던 스페인 난민 구조선 '오픈 암즈(Open Arms)'에서 한 남성이 내려오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이날 오픈 암즈의 람페두사 섬 정박과 난민 83명의 입국을 허용했다. 2019.8.21.

이날 오전 스페인 정부는 오픈 암즈를 스페인에 정박시키기 위해 군함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내각은 "해군 함정 아우다스 호를 람페두사 섬으로 보내 구조선을 스페인령 마요르카 섬으로 입항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픈 암즈 측은 난민들의 건강와 심리상태가 불안정해 스페인까지의 항해가 힘들다며 난처한 입장을 표명했다.

강경한 난민 정책을 이끌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검찰의 지시에도 "스페인 비영리기구(NGO), 스페인 국적선, 스페인 항구, 이 모든 게 당연하다. 우리(이탈리아)는 더 이상 유럽의 난민촌이 아니다"며 이들의 입항에 반대를 표명했다.

시칠리아 검사 당국은 지난 14일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 지방 행정법원의 오픈 암즈 입항 허용 명령을 불복종하고 난민을 납치한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의 조사가 계속된다면 살비니 부총리 역시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특별법원은 살비니 부총리가 지난해 8월 177명의 난민이 탑승한 구조선 '디초티'의 입항을 막아 일주일 이상 불법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상원 의원들은 살비니 부총리에 면책특권을 적용, 그의 법정행을 막았다.

살비니 내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부가 고발로 날 겁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재판을 원한다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난민들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중해 난민 구조 핫라인 서비스인 '알람폰(Alarm Phone)'은 지난 17일 또다시 리비아 해안에서 난민 100여명이 탑승한 배가 난파됐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이들 중 몇몇은 레바논 트리폴리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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