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은영 "힘든일 잊게하고 위로까지 주는 발레"
입력 2019.08.21. 12:08 댓글 0개'오데트'와 '오딜' 1인2역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발레를 다시 배우고 있는 느낌에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처음부터 하는 마음으로 다시 임하고 있어요.”
고니의 날갯짓은 우아해 보이지만, 때론 강철 무지개 같기도 하다. 국립발레단 입단 5년 만에 ‘백조의 호수’ 주역을 맡은 솔리스트 정은영(26)의 날갯짓이 그렇다.
‘지젤’의 미르타, ‘봄의 제전’의 마더, ‘마타 하리’의 콜레트로 존재감을 뽐낸 그녀가 국립발레단이 4년 만인 28일부터 9월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백조의 호수’에서 처음 주역 무용수로 나선다. 우아하고 서정적인 백조 ‘오데트’와 강렬한 유혹의 꽃 흑조 ‘오딜’의 1인2역을 맡는다.
러시아 발레 안무의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92)가 안무했다.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아름다운 공주 오데트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그린 동화 같은 이야기다.
대구가 고향인 정은영이 ‘백조의 호수’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다. 발레 학원에서 함께 수강하는 학생들, 선생님과 함께 새마을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봤다. “당시에 ‘나도 이런 무대에서 설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174㎝의 장신인 정은영은 긴 팔, 다리와 아름다운 선이 돋보이는데 그래서 사랑에 빠진 오데트의 환희, 고통스러울 정도로 강렬한 오딜의 어둠이 더 절실하다.
팔과 다리가 남들보다 길어서 조금만 느려도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 평소 근육을 키우는 운동도 열심히 한 정은영이어서 움직임이 날렵하다.
사랑에 배신당한 오딜이 불구덩이에서 상처투성이가 될 때의 날갯짓이 더욱 애처로운 이유다. 그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은 정은영의 연기. 하지만 오딜과 오데트를 한 무대에서 오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청초한 백조 오데트에서 섹시한 흑조 오딜로 변신해 선보이는 표정 연기와 32회전 푸에테(회전)는 고난도 기술이다.
정은영은 “오데트는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한 캐릭터인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가녀리면서도 힘도 있고 카리스마도 있죠. 오딜은 테크닉적인 부분이 어렵죠”라고 짚었다.
특히 ‘백조의 호수’는 “동작적인 부분도 그렇고 정신적인 부분까지 감당해내야 하는 작품이라 힘들더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며 이내 빙긋 웃었다.
정은영이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국내 최장신(195㎝) 발레리노인 이재우(28)와 호흡을 맞추는 점도 명장면으로 기대를 모은다. “듬직한 파트너에요. 너무 고마워요. 제가 ‘백조의 호수’를 처음 하다 보니 모든 것을 다 케어해주고 있어요.”
정은영의 발레 인생이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중3 때부터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도시락을 싸서 학교를 다녔다. 전날 밤까지 연습하느라 피곤한데도 아침 일찍 일어나 소시지를 굽고 달걀 프라이를 했다. 집에 들어오면, 바로 쓰러져 자기 일쑤였다.
남들보다 악조건에서 힘겹게 입시를 통과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들어갔는데, 입학하자마자 왼쪽 발등이 골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1년가량을 쉬며 몸이 안 좋아지는 걸 느껴야 했다. 하지만 긍정주의자 정은영은 고니처럼 물 밑에서 쉼 없이 발장구를 쳤을지언정 수면 위를 우아하게 가로질렀다.
이번에 ‘진정한 사랑이 운명을 이긴다’는 해피엔딩을 선택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와도 잘 어울리는 이유다. ‘백조의 호수’는 크게 새드엔딩과 해피엔딩, 두 가지의 엔딩 버전을 가지고 있다.
정은영은 “힘든 일들이 있어도 춤을 출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어서 잊게 된다”면서 “더 나아가 위로를 받는 경험까지 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연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관객들과도 위로를 주고 받고 싶다고 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아이들만 발레 공연을 보게 하고 자신들은 공연장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 이야기를 들은 뒤 얻은 깨달음이다.
“단순히 춤만 보여주고, 끝나는 것이 발레 공연이 아니다, 라는 것을 깨달았죠. 저처럼 누군가는 공연 한편을 보고 새로운 인생을 꿈 꿀 수도 있잖아요. 어릴 때를 계속 생각하며 초심을 다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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