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김정현의 11번째 당적

입력 2019.08.20. 18:19 수정 2019.08.20. 20:16 댓글 0개
박지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편집국장

지난주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김정현 전 민주평화당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 12일 "오늘 내 정치인생에서 탈당 기록을 하나 더하고 곧 신당이 창당될 듯하니 11번째 당적변경을 목전에 두고 있다. 분명 좋은 일은 아니다"고 썼다. 평화당 내 비당권파였던 그가 대안정치연대 의원들과 함께 당을 나오면서 쓴 글이다.

유엔 해비타트 회장인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전 청와대 대변인)을 따라 케냐를 방문 중에 쓴 이 글에서 그는 "박 전 대변인은 (잦은 당적변경에 대해) '형님이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호남에서 정치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는데 좀 착잡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민주당을 떠날 때는 호남 정치가 그쪽으로 간다고 해서 막차를 탔고 그 뒤 안철수 대표와 정동영 대표 쪽으로부터 시쳇말로 연속 까였다"며 "국민의당이나 평화당은 호남인들 눈과 입맛에 비해 지나치게 간이 작고 협량한 정치를 펴왔는데 스타일상 안 맞았다"고 최근 몇년간의 정치행로를 회고했다.

이어 "대안정치연대는 호남 정치의 맥을 잇는 정치세력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어떻든 신당이 창당돼 제대로 된 중도개혁 실용정당이 나오면 정당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고, 다음 정권은 중도적 성향이 강화된 진보정권 재집권론이 큰 어젠다가 될 테니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하겠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김 전 대변인은 곡성 출신으로 정치부 기자로 일하다 2001년 김홍일 전 의원 보좌관으로 여의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5년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당직자 생활을 시작한 그의 당적 변경사는 '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민주평화당'으로 이어졌다. 이번에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하면 11번째 당적이 된다.

여의도 정가에서 '김정현'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그의 인품과 일처리 역량에 칭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일 잘하는 좋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한번 못했으니 지인들의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그의 정치적 성공을 기원한다. 박지경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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