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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푹·옥수수' 합병 조건부 승인

입력 2019.08.20. 12:00 댓글 0개
"지상파 방송3사 콘텐츠 막강…경쟁 해칠 우려 있다"
"3년간 경쟁 OTT와도 방송콘텐츠 협상 차별없이 하라"
일각에선 "콘텐츠가 경쟁력인데…지나친 조건달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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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옥수수(oksusu)'와 '푹(POOQ)'간 합병에 승인했다. 옥수수는 SK텔레콤이, 푹은 지상파 방송3사가 각각 보유한 OTT다. 옥수수와 푹은 지난해 월간 실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각각 35.5%, 9.2%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양사를 합치면 점유율이 44.7%에 달하는 대형 통합 OTT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공정위는 향후 지상파 방송3사의 막강한 콘텐츠 파급력을 등에 업은 통합 OTT 출범으로 독·과점 발생 등 시장 경쟁을 해칠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넷플릭스(NETFLEX) 등 다른 경쟁 OTT와도 "최소 3년간 콘텐츠 공급 협상을 차별없이 진행하라"는 조건을 달기로 했다.

공정위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OTT 기업결합에 조건부 승인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3사가 보유한 콘텐츠연합플랫폼 주식회사(CAP)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30%를 인수하고 옥수수 영업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푹과 옥수수가 합병해 출범할 통합 OTT를 CAP가 운영하게 된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진 뒤 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발생해 가격 인상 등 소비자 후생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양사간 합병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향후 방송3사의 콘텐츠가 통합 OTT에 공급되는 과정에서는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유료구독형 OTT 이용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상파 콘텐츠 제공 여부가 이용자의 유입 또는 이탈을 사실상 결정하는 핵심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황윤환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방송3사가 경쟁 OTT에게 자사 콘텐츠의 공급을 중단하거나 공급대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업자를 봉쇄할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실제로 지상파 방송3사는 지난 2월께 LG유플러스의 OTT 서비스인 U+모바일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당시 U+모바일의 월간 이용자수는 중단 전 246만명에서 두 달만에 191만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를 막기 위해 공정위가 시정조치로 부과한 조건은 ▲경쟁 OTT들과의 기존 지상파 방송 VOD(주문형 비디오) 공급계약을 정당한 이유없이 해지·변경하지 말 것 ▲경쟁 OTT와 지상파 방송 VOD 공급을 두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성실하게 협상할 것 ▲지상파 방송3사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무료로 제공 중인 실시간 방송을 중단하거나 유료로 전환하지 말 것 ▲SKT의 이동통신서비스나 SK브로드밴드의 IPTV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의 통합 OTT 가입을 제한하지 말 것 등 네 가지다.

이 조건들은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부터 3년 동안 지켜져야 한다. 다만 1년이 지난 뒤로부터는 통합 OTT 측에서 타당한 이유를 근거로 시정조치를 없애거나 바꿔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OTT들의 기업결합에 공정위가 승인 결정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OTT 시장에서 급부상하는 넷플릭스와 향후 OTT 출범을 예고해 둔 디즈니(Disney) 등 글로벌 공룡에 맞서 국내 사업자의 경쟁력 확보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공정위 결정의 배경이다.

다만 업계에선 공정위가 부과한 시정조치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콘텐츠를 무기로 경쟁해야 하는데 경쟁 OTT에도 가격 등에 차별없이 콘텐츠 공급 거래를 하라는 건 오히려 경쟁 촉진을 막게 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황 과장은 "시정조치 대상에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콘텐츠만 해당되고 자체적인 기술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넷플릭스의 등장처럼 1~2년 만에 시장 구도가 빠르게 바뀐다는 점을 고려해 시정조치 검토 요청 기간도 당초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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