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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직원'이냐 아니냐···엇갈리는 국정원 특활비 유·무죄

입력 2019.08.18. 12:02 댓글 0개
검찰 "국정원장은 회계직원" 국고손실 기소
법원, 최근 잇따라 "해당 안 돼"…판단 뒤집어
대법원 논의중…'사법농단' 사건 영향 미칠듯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8.1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재직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장 및 관계자들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국정원장은 국고손실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회계관리직원'이 아니라는 판단이 잇따라 나오면서, 향후 유사 혐의를 받고 있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 사건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최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혐의로 기소된 박윤준(58) 전 국세청 차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차장은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원세훈(68) 전 국정원장 지시로 당시 풍문으로 떠돌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에 국고 4억1500만원 및 4만7000달러를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박 전 차장이 DJ 비자금 추적에 가담한 책임을 물었지만, 법원은 원 전 원장 자체가 법률상 회계책임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모 혐의를 물을 수 없다고 봤다.

특가법 5조에 규정된 국고 등 손실은 '회계관리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계사무 직원이 국고 등이 손실될 것을 알면서도 횡령·배임을 저질렀을 때 처벌하는 죄명이다.

재판부는 관련 대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국정원장이 '회계직원'에 해당하려면 회계를 직접 처리해야 하는데, 원 전 원장의 경우 회계책임자인 기조실장에게 관련 업무를 위임했기 때문에 회계직원이 아니라고 봤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병기(사진 왼쪽부터)·남재준·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12월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11. park7691@newsis.com

이같은 판단은 앞서 선고된 국정원 특활비 사건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간 선고된 국정원 특활비 관련 사건 총 11건에서 법원은 7차례 "국정원장은 회계관리직원"이라는 결론을 냈다.

박근혜(67) 전 대통령의 특활비 1심과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 1·2심,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1심 재판부는 국정원장이 회계직원에 해당한다고 봤다.

국정원장이 특활비를 포함한 국정원 예산을 실질적으로 처리하는 지위에 있는 만큼 회계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10월 이명박(78)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도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회계직원으로 인정,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특활비는 국고 등 손실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2심에서 "국정원장은 회계직원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리는 등 기존 판결과 배치되는 결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박 전 대통령 특활비 사건 항소심 재판부도 국정원장을 회계직원으로 볼 수 없다며 국고손실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농단 사건 1심 2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8.16. mangusta@newsis.com

이같은 판단은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공보관실 예산 3억5000만원 가량이 법원장 격려금으로 지급된 혐의에 국고 등 손실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법원행정처 예산 담당자는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었지만, 실질적인 처리는 양 전 대법원장이 했기 때문에 국정원 사건과 같은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법원이 최근 국정원장의 회계직원 성격을 부정하면서, 향후 양 전 대법원장 등 사건에서 유죄 입증에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고 등 손실죄를 둘러싼 법원 판단은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 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박근혜 정부 시절 특활비 사건들을 넘겨받은 대법원은 재판부에서 쟁점을 놓고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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