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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풍향계 or 고장난 나침반'···거래량 패러독스

입력 2019.08.18. 12:00 댓글 0개
8월(1~18일)거래량 313건…전년 동기대비 28분의 1
6월 통계 방식 변경 이후 월 거래량 큰 폭으로 감소
거래량, 미국발 금융위기·유럽 재정위기 때 진가발휘
정부, 내년부터 신고기한 두달에서 한달로 줄여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강남 지역의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KB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서울 강남의 전세수급지수는 88.2로, 2009년 2월 2일 기준 83.4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전세 수요 부족을 뜻한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19.03.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전세가율 등과 더불어 주택시장의 대표적 선행지표로 집값의 '풍향계' 역할을 해온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6월 정부의 주택거래통계 집계 방식(신고일→계약일) 변경 이후 흔들리고 있다.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월별 거래량이 두달 뒤에나 최종 집계되는 등 시차가 생기자 '시장 과열'이나 침체를 내다보고, 정부 정책효과도 적기 파악하는 지표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1~18일) 아파트 거래건수는 313건으로 이달 들어 일평균 17건을 기록했다. 일평균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482건)의 28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은평구가 2건으로 거래량이 가장 적었다. 이어 중구 5건, 종로구 6건, 용산·광진구 7건, 도봉·중랑구 9건 등의 순으로 거래가 부진했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도 총 거래 건수가 50건에 불과했다. 강남이 10건, 강동 14건, 서초가 13건, 송파 13건이었다.

강북의 마·용·성(마포·용산·성동)도 총 43건에 그쳤다. 마포가 21건, 용산이 7건, 성동이 15건을 각각 기록했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영등포로 23건이었다. 이어 노원·성북이 각각 21건, 동대문구 19건, 서대문구 16건 등으로 집계됐다. 관악구는 12건, 동작구는 11건이었다. ·

8월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급감한 데는 집계기준이 지난 6월 부터 ‘신고일’에서 ‘계약일’로 바뀐 영향이 컸다. 8월 거래량은 이러한 기준 변경으로 ▲같은 달 계약이 체결돼 신고까지 마친 물량 ▲9~10월 중 신고예정인 8월 계약물량이 포함된다. 9월 이후 신고될 예정인 8월 계약물량을 10월 말까지 순차 적으로 파악한 뒤 추후 합산하는 방식이다. 월별 거래량에 같은달 계약 물량만 포함해 혼선을 줄이자는 취지다. 현행법은 계약 체결 뒤 60일 내 신고를 허용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오지현 주무관은 “8월 거래량 물량(313건)은 (같은 달) 계약하고 신고까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금융위기 10년 연표.

국토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앞서 지난 6월 10일 거래량 등 부동산 실거래 정보를 일원화해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보 공개 기준이나 시점이 제각각이어서 시장 혼선을 부추기고 시기적절한 정책대응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월 거래량(계약기준)을 파악하는 데 최대 두 달 가량(신고기간 60일)이 더 소요되면서 선행 지표인 거래량의 유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까지는 ▲당월 신고된 계약물량에 ▲이전 두 달간 이뤄진 계약의 뒤늦은 신고물량이 뒤섞였다. 하지만 6월 이후에는 통계의 정확성은 담보하면서도, 최종집계까지 두 달이 더 걸리는 시차 문제가 새로 생겼다. 계약일 이후 나중에 신고해도 실계약일로 당겨 합산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8월 거래량은 10월 말이나 돼야 그 결과를 최종집계해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지난 2006년 1월부터 집계해온 아파트 거래량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9.13대책 등 정부 정책의 효과는 물론 주택시장 침체나 과열 여부, 주택 가격 등을 내다보는 '핵심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져 왔다. 실제로 거래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요 국면에서 시장 상황의 풍향계 역할을 담당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앞둔 2008년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870건에서 3월 1만722건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리먼 사태가 발발한 9월 거래량은 2000건 이하(1849건)로 급락한다. 같은 해 4월 9202건, 5월 7437건, 6월 5623건, 7월 3308건, 8월 2386건으로 뚝뚝 떨어지며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여준다.

피그스(PIIGS)’로 불리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등 남유럽 5개 국가에서 재정위기가 발발한 지난 2011년에도 이러한 거래량의 진가는 다시 확인된다. 거래량은▲1월 7181건▲2월 6025건▲3월 5417건 ▲4월 4029건 ▲5월 3840건 ▲6월 3696건 ▲7월 4316건 ▲8월 4712건 ▲9월 4177건 ▲10월 4027건 ▲11월 3519건 ▲12월 3711건으로 약세를 보였다.

【서울=뉴시스】2008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의 신호탄이었던 ‘리먼브러더스 파산’ 10주년을 즈음해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을 통해 2020년까지 미국의 경기부양 동력이 완전히 소진되고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미국 경제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여러 위험 요인들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몰고 오는 현상)”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출처: 구글> 2018.09.14.

지난 6월 말 매매가가 반등한 서울아파트 시장에서도 거래량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거래량은 ▲1월 1718건 ▲2월 1456건 ▲3월 2276건 ▲4월 3034건 ▲5월 4385건 ▲6월 6500건으로 지난 2월을 제외하고 상승 추이를 보여왔다. 아파트값은 올해 6월 말 상승 반전했지만, 거래량은 이미 지난 2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러한 사례는 거래량이 집값에 1~4분기 가량 선행한다는 진단이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짐을 보여준다.

정부는 주택 거래량 공개의 이러한 시차 문제는 내년부터 신고기간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대폭 줄여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2일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힌 바 있다.

yunghp@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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