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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전매제한 10년'···'로또 청약' 차단 실효성은?

입력 2019.08.18. 06:00 댓글 3개
정부 "전매제한 최대 10년 늘려 '로또 청약' 사전에 막는다"
당첨만 되면 수억대 시세차익, 판교·세곡동 '도돌이표' 우려
"정책 실효성 높이려면 저렴한 주택 지속적 공급 병행돼야"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일대의 아파트 단지모습. 정부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대신해 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이번 조치가 미중 관세 갈등, 한일 무역 분쟁 등 꼬리를 무는 대외악재 속에 경제 여건이 뒷걸음질하는 국내 아파트 시장의 대세 하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공급감소 등 더 큰 부작용을 예비하는 악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9.08.1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매제한을 최대 10년까지 늘린 규제책이다. 지난 9.13부동산 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꿈틀거리는 서울 집값과 고분양가를 잡기 위한 후속 조치다.

공공아파트에만 적용하던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 아파트로까지 확대하면서 과도한 시세차익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자, 실수요자의 집값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가 투기를 억제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기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 기조 유지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과도한 시세차익을 막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은 3~4년인데, 최장 10년까지 확대키로 했다. 또 수도권 공공 주택에만 적용된 거주의무기간을 민간 아파트에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적인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강화할 계획"이라며 강조했다.

정부는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면 시세차익을 얻는 이른바 '로또 청약'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매제한을 늘리는 것으로 청약 과열 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당첨만 되면 결국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판교 청약 광풍이 대표적 사례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앞서 같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던 판교의 청약 과열과 이후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다. 2006년 판교의 전매제한이 10년이었지만, 청약 과열을 넘어 청약 광풍을 빚었다. 예상대로 전매제한이 풀린 뒤 집값이 2배 이상을 뛰었다.

이명박정부 때 추진한 강남구 세곡동 보금자리주택도 유사하다. 2009년 당시 전용면적 59㎡ 아파트 분양가가 2억2000만원이었다. 6년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자 6억3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계속 뛰더니 현재 시세는 9억4000만원에 달한다.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

【서울=뉴시스】1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방안'에 따르면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기간이 5~10년으로 확대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저렴하게 공급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가 주변 시세를 낮추는 게 아니라 도리어 주변 집값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전매제한을 10년으로 늘려도 청약 과열이나 집값 상승이 과거처럼 되풀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분양가를 강제로 누르면 로또 청약만 양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분양하다보니 로또 청약 부작용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얘기다. 또 '당첨만 되면 수억원대 시세차익이 생긴다'는 투기 심리가 꿈틀 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택시장에선 채권입찰제나 초과이익 환수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해도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지면 추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로또 청약을 막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후 주변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결국 로또 청약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되고,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정책 추진 의미가 퇴색될 여지가 있다"며 "저렴한 주택을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공급해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문기 주택토지실장은 "일각에서 공급 위축 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과거 일괄적인 적용과는 달리 정량적인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적용하도록 제도를 적용해 다른 측면이 있다"며 "공급 위축 등에 대비해 앞서 발표한 수도권 공공택지 30만 가구 공급 대책 등을 조기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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