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한일무역분쟁과 호남의 대응전략

입력 2019.08.16. 16:35 댓글 0개
윤성석 아침시평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前 참여자치21 대표

정치학의 ‘무역정책은 안보정책’이라는 불문율이 근래 한국과 일본사이의 무역분쟁에서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가간의 무역관계에 관해 문외한인 일부 도민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청와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언론과 시민사회가 연일 아베정부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에 대해 분노에 찬 성토를 하고 있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국가간 무역은 매우 복잡한 절차와 규제가 정상적인데, 국가들은 소수의 우방국에게만 수출절차 우대국이라는 최혜국 대우 즉 화이트리스트 자격을 부여하여 무역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그동안 상호간에 전략물자와 비전략물자에 관한 무역절차에서 우대국 자격을 교환하며 오늘날의 무역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8월 2일을 기해 일본이 특별히 불화수소 제품의 수출허가에서만 27개 우방국에 최혜국 대우를 해주던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켜버린 것이다.

일본의 조치는 불화수소 제품이 북한의 핵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고 있으나, 진짜 원인은 한일간의 불편한 외교와 일본 아베정부의 ‘보통국가’ 야욕에서 발현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재인정부는 2015년에 한일간의 협약에 의해 설립한 위안부재단을 부정했다.

그리고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남북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문재인정부에 대해, 당시 개회식에 참석한 아베수상이 남북교류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한미일 안보체제라고 말했다가 “내정간섭하지 말라”고 역공 당했다.

그리고 아베정부는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가 과거의 6자회담에서 남북한 그리고 중국과 미국의 4자회담체제로 굳어가는 동북아 상황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안보인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에 아베는 국제상황과 국내정치를 연계하는 연계정치를 구상하고 불화수소관련 화이트리스트 박탈이라는 무역정책을 꺼내든 것이다.아베의 희망은 기존의 1953년 샌프란시스코체제와 평화헌법의 개정을 통해 새로운 일본을 건설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불편했던 한국을 향한 화이트리스트 정책은 ‘무역정책은 안보정책의 수단으로 활용 된다’는 국제정치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조치에 대해 청와대는 초기의 반일노선에서 근래 문대통령의 8·15경축사를 기화로 유연한 상호주의로 변천하고 있다.

또한 당장 일본과 수출입 관계를 맺어 온 수많은 지역 기업들이 입을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전남도와 광주시를 필두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대응전략과 팀을 구성하고 있다.

대략 극일주의를 표방하고 피해신고접수센터의 운용, 국산화 및 수입다변화 전략의 강화 그리고 지방세 징수 연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향후 호남의 대응에서 최소한 아래 방향이 적극 반영돼야 할 것이다. 

 첫째, 일본의 무역정책의 실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 역량을 구비하는 것이다. 호남의 지방정부는 국제정치학에서 ‘제2이미지 역전이론’ 즉 ‘밖에서 안으로(Outside-In)’의 전문가적 인과성을 강화해야 된다.

‘국제사회-국가-호남인’ 사이의 국제관계상의 접촉과 연결을 총체적으로 지켜보고, 과연 국제무역 현상의 변화는 무엇일지, 그리고 이러한 국제관계 변화는 호남의 정치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마지막으로 호남인에게 다가올 경제적 비용과 이해를 체계적으로 살피는 것이다.

또한 각 지방단체는 주민들에게 근래 한일간의 무역분쟁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비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아이엠에프’처럼 지금은 ‘화이트리스트’가 대세이다. 지역민에게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 향후 한일간 무역이 전쟁수준으로 악화되었을 때를 대비하는 장기적 대응이 가능하다.

만일 향후 한일간 무역분쟁이 비전략물자의 무역까지 관장하는 일괄규제(catch-all)제도로 확대된다면 호남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현재 호남의 주요 대일 수출품인  농수산물 및 기타 비전략물자 수출에서 상당한 마이너스 성장이 결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호남의 지방정부는 호남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일본내의 지방정부에 대한 외교역량을 펼쳐서 호남특화 산업의 ‘글로벌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서 다른 지방정부와의 상대적 차이를 부각시키면 금상첨화이다.

근래 한국은 안보적으로 북한으로부터 핵인질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미간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던 차에, 설상가상 우방국 일본으로부터 무역인질의 덫에 갇힐 위기에 처해있다.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는 역사로부터 호남의 대응은 이미 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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