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리스트'(List)

입력 2019.08.15. 18:01 수정 2019.08.15. 18:01 댓글 0개
박석호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장

'…리스트'(List)라는 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명단'으로서의 리스트가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 리스트', 나치 시절 양심적인 독일인의 명단인 '쉰들러 리스트'는 대표적이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돈을 건넨 인사들을 정리한 '박연차 리스트'와 젊은 여배우의 죽음으로 불거진 '장자연 리스트' 등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리스트는 '블랙리스트'(black list)다.

유신 시절 박정희 정권이 대중가요와 언론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민주화 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그 리스트가 박근혜 정권 들어 부활했다.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작성이 드러나면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야당 후보를 지지한 예술인,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시행령 폐기 촉구 및 시국선언을 한 문화예술인에 대해 정부 지원을 끊는 등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비밀리에 작성했다. 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9천473명에 달한다.

'블랙리스트'는 감시가 필요한 위험 인물 또는 임시 수출입 금지품목 명부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1660년 즉위한 영국 왕 찰스 2세가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 찰스 1세 사형에 관여한 판사와 재판정 관리 이름을 모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을 수출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White List)가 있다.

'화이트 리스트'는 살려야 하거나 배려 또는 지원이 필요한 인물, 허용되는 일 등을 지칭한다. 제거하거나 보복할 인물들의 명단인 '블랙리스트'와 반대 개념이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반일과 반아베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는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관련 절차를 간소하게 처리하도록 지정한 국가 목록이다. 일본은 우방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로 지정, 우대해 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7개국이 백색국가다.

한국은 2014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백색국가로 지정됐다가 리스트에서 빠지는 첫 국가가 됐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위기를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기회로 바꾸는 계기로 삼자. 박석호 경제부장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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