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폭염과 건강

입력 2019.08.14. 08:46 수정 2019.08.14. 14:46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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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前 기상청 대변인)
이종호

여름이 되면 덥다라고 하는 생각은 우리가 익히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는 기상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정도가 심하여 우리가 견디기에 한계를 느끼게 하는 살인적인 더위가 지구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매우 심한 더위를 폭염이라고 한다. 폭염의 원인에 대한 의견은 지구온난화라고 보는 쪽과 대기흐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쪽 두 가지가 있다.

폭염은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몇몇 국가에서는 폭염에 대한 특보를 발표하고 있으며,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폭염특보는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로 구분하는데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고, 폭염경보는 일 최고 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우리는 기상재해 중 집중호우나 태풍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있는데 폭염에 대해서는 의외로 무관심한 것 같다. 그러나 기상재해 통계를 보면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폭염으로 더 많은 사람이 사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더웠던 지난 1994년 기상재해 통계를 보면 폭염으로 무려 3천384명이 사망했다. 이와 같이 폭염이 기상재해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가져오는 것은 폭염이 그만큼 건강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폭염과 동반되는 용어가 열대야이다. 열대야는 한여름의 밤에 제일 낮은 기온이 25℃ 이상인 무더위로 잠들기 어려운 밤을 말한다. 이와 같이 여름이 되면 폭염과 열대야로 심신이 지쳐있고 자칫하면 목숨을 앗아가는 위험한 기상현상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기후변화로 인하여 매년 폭염일수가 점점증가 하고 있지만 다행히 에어컨 등 전자기기의 발달로 건물내에서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으나 오히려 이로 인한 냉방병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필자는 다음 몇 가지 폭염과 열대야를 대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폭염이 발생하면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폭염특보에 귀를 기울이고 안전한 행동을 해야 한다. 폭염특보가 발표되면 한낮의 뜨거운 햇빛을 피해야하며 특히 야외활동을 자제해야한다. 또한 카페인음료나 주류는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하며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실내외 온도차를 섭씨5도 내외로 유지해야한다. 냉방이 되지 않은 실내는 햇빛을 차단하고 맞바람이 불도록 환기시키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 독거노인, 신체허약자, 환자 등은 외출을 삼가 시키며 야외에서 활동할 때 현기증, 매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 열사병 초기증세가 나타나면 시원한 장소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열대야가 발생하면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여러가지 피로하기도 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도 아프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열대야를 극복하려면 숙면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잠들기 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식사시간은 일정하게 맞추고, 저녁에 과식하지 않으며 잠들기 전 음주나 야식을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폭염과 열대야로 피곤과 짜증이 쌓여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조석으로 서늘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으니 희망을 갖고 인내하며 생활하는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요즘과 같이 폭염과 열대야로 불쾌지수 높은날 친지와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며 폭염을 이기는 지혜로운 말한마디를 전해준다면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 부모형제 이웃의 여름나기가 한결 낳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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