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광주에 민주인권 전문대학원의 설치를 제안하며

입력 2019.08.11. 13:18 수정 2019.08.11. 13:25 댓글 0개
김재형 아침시평 조선대 법학과 교수 / 前 한국기업법학회 회장
김재형 조선대학교 민주평화연구원장
김재형 조선대 교수

기표(記表)가 기의(記意)에 앞선다는 정신분석학자 라깡의 말처럼 '민주'의 개념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거부할 수 없는 보편적인 절대가치로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아우르는 동시에 오늘날 철저히 개인화된 신자유주의적 경향을 풋풋한 공동체 정신으로 완화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민주는 늘상 인권·평화·정의와 동일 선상에 놓인 언어적 기호로서 약자의 수가 많을 때 논해지고, 그 숫자가 적을 때는 '인권'이 그것을 대신하고, 가해자는 '평화'를, 피해자는 '정의'를 강조해온 경향이다.

즉, 이 네 가지 개념은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공동체 정신으로 통합될 수 있고, 지난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하였던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잘 찾아볼 수 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약 20년이 지난 최근 시점에 국민은 촛불혁명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성사시켰고, 민주·인권·평화·정의라는 개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이제 그때의 기억을 상기하면서 그 소중한 민족·민주주의적 전통을 후세에 제대로 물려주고, 나아가 조국의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도록 세계적인 민주성지가 된 광주시에 민주인권 전문대학원을 설치할 것을 제안해본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적인 민주인권대학 또는 대학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고려대학교와 서강대학교의 인권센터가 별도의 강좌를 개설하였고, 전남대학교 대학원은 학과 간 협동으로 NGO 석·박사과정을 개설하였고, 성공회대학교와 경희대학교 대학원도 이와 유사한 학과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들은 한국의 민주화운동 역사, 민주시민교육, 남북한학의 전문지식 등을 포괄적으로 연구하지는 않는다.

반면, 미국의 하버드, 보스턴, 콜롬비아, 예일 등 약 15개 대학의 전문대학원은 무력분쟁상태에서의 시민 보호, 전반적인 인권 옹호, 인권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 미국 내 인권운동 역사 등 이 분야의 인재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 독일, 프랑스는 물론이고 핀란드 등 북부와 체코슬로바키아 등 동부지역 등 40여 개 대학교도 대학원과정으로 각국의 민주인권의 여건과 수요에 맞는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민주인권 전문대학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광주시의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광주시가 주도해 이 전문대학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광주시가 광주지역 대학들을 대상으로 설치 공모를 해서 설치 대학을 선정하고 이 선정된 대학과 협약을 체결하여 설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재학하는 대학원생들에게 광주시가 학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 전문대학원에는 석사과정, 박사과정, 단기인증과정(민주화운동 전문해설사 과정) 등 3가지 트랙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학원을 마친 졸업생들은 다양한 민주·인권 분야에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즉, 초·중·고등학교의 (비)전임교원, 관내 각 대학의 교양과목 강의, 시비 보조 또는 출연기관 강사 또는 직원, 국내외 민주인권 관련 기관, 분쟁해결 전문가, 다문화사회 전문가, 여성운동가, 인권예술가, NGO 기관, 인권관련 클리닉 센터, 인권관련 법률사무소, 해외 민주인권 기관의 통번역, 기후변화 등 환경기관 등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특히, 현행 '광주시 민주화운동 기념 및 정신계승에 관한 조례'제5조가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각급 학교 및 평생교육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교육감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내 교육 기관들이 파행적으로 국·영·수 중심의 입시 과목을 보충수업으로 충당하는 대신 민주인권 수업을 조금이나마 의무화 또는 권유하면 민·관·학의 협력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지난 6일 교육부는 '지역사회가 함께 연계·협력하여 지역대학을 육성'할 것을 지방자치단체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 점을 감안하면, 광주의 민주인권 전문대학원은 민주·인권·평화도시에 걸맞는 전문가를 육성하여 활동하게 함으로써 광주시의 지역문화와 산업을 부양한다는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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