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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죽산보 상시방류 '수위 뚝'…뱃길 끊기나 '우려'

입력 2017.05.24. 13:15 댓글 0개

영산강 녹조발생 방지를 위해 오는 6월부터 죽산보 상시방류가 시작되면 강 수위 저하로 34년 만에 열린 내륙뱃길이 다시 끊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산강 구간 죽산보 상시방류는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정책감사와 녹조로 인한 수질 악화 예방을 위해 6월부터 보를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한데 따른다.

24일 전남 나주시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정부 결정으로 이르면 오는 6월 초부터 죽산보 상시방류가 시작될 예정이다.

죽산보 상시방류는 양수와 지하수를 활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의 수위만 유지하고 보에 막아둔 물을 모두 흘려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류가 시작되면 녹조 발생이 빈번한 죽산보 구간 강 수위는 평균 3.5m에서 1.4m까지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방류 결정에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유람선을 도입해 운항 중인 나주시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죽산보 대량 방류로 강 수위가 낮아지면 소형 황포돛배 2대와 경량급 나주호를 제외한 현대식 쾌속 유람선 영산강호와 대형 목선인 왕건호 운항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많은 관광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영산강호는 배 밑바닥이 역삼각형 구조(V자형)의 첨저선(尖底船)이라 수심이 최소 2m 이상 확보돼야 정상 운항이 가능하지만 수위가 낮아질 경우 운항을 할 수가 없다.

나주시는 영산강 내륙뱃길 복원에 맞춰 영산포 홍어의 거리 등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7억원을 들여 건조·도입한 48t급 현대식 유람선 영산강호가 취항 2년 만에 운항 중단 위기에 처해지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녹조 발생 등 수질 악화 방지를 위해선 대량 방류가 필요하지만 영산강 관광이 활성화된 가운데 유람선 운항을 위해선 방류량을 줄여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쾌속유람선 영산강호 도입 이후 광주 남구와 나주 영산포구를 잇는 뱃길을 열기 위해 승촌보에 선착장을 설치하고 매 주말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뱃길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유람선 운항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되는 것도 고민거리다.

앞서 나주시는 지난 2월 국토부가 녹조발생 방지를 위해 4월부터 죽산보 대량 방류 결정을 내리자 '유람선 운항을 위해선 죽산보 구간만은 기존 3.5m 수위에서 최대 70㎝만 물을 수시로 빼고 평균 수심은 2m80㎝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 한 바 있다.

죽산보 상시방류 결정으로 뱃길이 다시 끊길 것으로 알려지자 민간단체와 주민들도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양치권 영산강뱃길복원추진위원장은 "죽산보를 상시 개방했을 때 뱃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유람선이 운항 중인 영산포 구간의 특수성을 감안해 관계 당국이 방류계획을 세워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뱃길복원추진위원회에서는 과거 영산강살리기사업 계획 당시 보를 막아서 뱃길을 복원하는 방식이 아닌 준설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 했었다"면서 "녹조도 방지하고 뱃길도 유지하는 방안을 찾는데 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건의했다.

나주 영산포 주민 이모(46)씨는 "비록 완전한 내륙뱃길 복원은 아니지만 건천으로 전락했던 영산강의 수심이 깊어지고 유람선이 운항되면서 지역에 활기가 넘쳤는데 죽산보 상시방류로 모든게 원점으로 다시 되돌아 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녹조방지는 보로 가로 막힌 강물 방류도 중요하지만 본류로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있는 영산강 지천인 만봉천과 봉황천에 대한 정화·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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