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무더위 속 안전과 함께 슬기롭게 극복하자

입력 2019.07.29. 16:31 수정 2019.07.29. 16:31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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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관 완도해양경찰서장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본격적인 피서 철이 시작되면 산과 계곡, 바다에는 무더위를 잊으려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여름휴가 여 행객들은 동해안과 남·서해안 등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피서를 위한 여행지역은 동해안권 25.9%, 남해안권 15.0%, 서해안권 14.0% 등이며 선호하는 휴가지로는 바다·섬 57.0%, 산과 강·계곡 27.8%, 고향 6.8%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13~17년) 여름철에 발생한 물놀이 사고로 총 169명이 사망했다. 발생 시기로는 전체 사고의 절반(80명, 47%)정도가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났고, 사고 장소로는 하천이나 강에서 95명(56%)으로 가장 많았고, 갯벌이나 해수욕장에서는 47명(28%)이 발생했다.

이처럼 여름철에 가장 선호하는 물놀이 장소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닥칠 수 있는 사고 장소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키워드인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물놀이 사망 사고의 가장 큰 비율은 하천·강이 차지하고 있지만 안전요원이 상시 배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는 해수욕장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피서철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은 이유는 안전수칙 준수율이 60% 미만에 그치는 등 국민들의 안전의식이 상당히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음주 및 야간 수영사고는 계속되고 있고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관리소홀 등으로 인한 의식 결여는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다.

한 때 뿐인 여름 휴가철의 분위기에 휩쓸려 해수욕장 안전관리요원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먼 바다로 헤엄쳐 나가는 사람들, 음주상태로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람들, 호기를 부리다가 수영미숙으로 불귀의 객이 되는 사람들을 교훈삼아 수많은 피서객들이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불행이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바다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맑은 날씨에서도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가 하면 이안류로 인해 순식간에 많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또한 내륙에서 흘러내 려온 물줄기가 만든 물골 현상으로 주변 수심과 전혀 다른 수심이 형성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재해에 가까운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스스로 안전의식을 결여한 채 또 다른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취한 채 바다로 뛰어들거나 수영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영 경계선을 넘나드는 행위, 갯바위에 올라 다이빙을 하거나 해수욕장 아닌 곳에서 안전요원 없이 홀로 수영하는 행위들이다. 본인의 수영실력에 맞는 수심에서 수영을 즐기고 안전장비를 충분하게 갖춰야 할 것이며 어린이는 보호자의 관심아래 수영을 즐기고 구명조끼는 상시 착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익수자가 발생 했을 경우 단독으로 구조하는 경우를 삼가고 반드시 구조요원의 도움을 받아야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호랑이가 물을 건널 때 몹시 살을 아끼며 조심한다는 뜻으로 자기 몸을 지나치게 아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물 건너가는 호랑이’라는 속담에서 보듯이 충분한 경각심을 갖으며, 낮은 수심의 바다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슬기롭게 피서를 즐기면 우리 모두가 안전한 시대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피서지로 떠나기 전 안전에 대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때 비로소 무더위를 피하고 심신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진정한 피서가 될 것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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