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취약지역 응급실 보전

입력 2019.07.28. 13:22 수정 2019.07.28. 13:22 댓글 0개
허탁 아침시평 전남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

응급실 운영에 따른 비용 부담과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는 농어촌 지역 응급실이 증가하면서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심히 우려된다. 올 1월 응급실 운영을 포기한 전남 고흥 윤호21병원에 이어 나주시 영산포 제일병원은 응급실 인력 운영의 문제로 지난달 응급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됐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지역응급의료기관은 249곳으로 15곳 줄었다. 인력 기준에 미달한 지역응급의료기관은 또한 지난 해 27곳(10.8%)이다.

최근 우리나라 생활 수준과 의료환경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으나 농어촌과 같은 취약지역의 응급의료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정부도 이런 취약지역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20년전부터 응급의료기금의 조성과 확대로 여러 정책을 펴왔으나 지방에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농어촌과 같은 취약지역의 응급의료를 위한 복지부 정책의 핵심은 ‘응급의료취약지’의 선정에서 시작한다.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가 지역 내 30% 이상인 지역’을 응급의료취약지로 지정한다. 응급의료취약지로 지정되면 그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은 공중보건의사를 배정받을 수 있으며 매년 2억~4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취약지역을 위한 정책은 너무 많은 응급의료취약지를 지정하여 투입된 예산과 노력이 분산돼서 실효를 떨어뜨린다. 2019년 현재 응급의료취약지는 전국 262개 시, 군, 구 중 99개이다. 전국의 1/3이 넘는 지역이 응급의료취약지라면 누구나 직관적으로 너무 많다고 놀란다. 99개 시, 군, 구의 면면을 보면 취약지라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전남의 응급의료취약지는 강진군, 고흥군, 곡성군, 구례군, 나주시, 담양군, 무안군, 보성군, 신안군, 영광군, 영암군, 완도군, 장성군, 장흥군, 진도군, 함평군, 해남군으로 총 17개 시, 군이다.

현재 응급의료취약지는 응급 중증환자가 골든타임 내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인 지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까지 가는 시간으로만 결정된다. 99개의 취약지에서 응급실 접근 시간과 응급환자 치료의 서비스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응급의료취약지 중에서도 응급의료기관까지 가는 시간이 더 걸리고 응응급의료 서비스가 더 열악한 도서벽지를 구분하여 2단계의 선정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의 담양군과 신안군이 같은 응급의료취약지로서 같은 정책지원을 받는다면 수긍하기 어렵다.

새로운 응급의료취약지 선정에는 야간·휴일에 발생하는 경증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중증 응급환자의 초기 소생과 처치가 가능한 일차 응급실의 배치와 접근 시간을 고려하여 비단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뿐만 아니라, 국민의 실질적 편익을 반영해야 한다. 따라서 응급의료취약지 선정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일반형 취약지와 도서벽지형 취약지로 구분하여야 한다.

국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지역은 도서벽지형 취약지며 경제, 교통, 교육, 의료 등 모든 것이 취약하다. 여기 도서벽지에는 특별한 운영 방안과 정책지원이 가능하도록 특별법과 같은 수단이 요구된다. 지금의 응급의료취약지를 위한 공중보건의사의 배정과 매년 2억~4억원의 보조금으로는 줄어드는 응급실을 막을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에 살던지 기본적인 건강과 생명 그리고 안전이 보장돼야 하며 이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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