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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해고자 55일째 고공농성 계속키로…"개인 싸움 아냐"

입력 2019.07.27. 18:01 댓글 0개
고공농성·단수로 건강 악화, 1시간여 가량 설득
해고노동자 "죽으려고 했지만 끝까지 싸울 것"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용희씨가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지하철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CCTV)철탑에 현수막을 내걸고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9.06.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CC)TV철탑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용희씨가 시민사회단체의 만류에도 농성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27일 내놨다.

'삼성해고자 고공단식농성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긴급 규탄집회를 열었다.

공동대책위는 "삼성과 문재인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지만, 삼성도 문재인정부도 묵묵부답"이라며 "김용희 해고노동자에게 살아서 투쟁할 것을 호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단식농성 55일, 고공농성 48일째 되는 날"이라며 "물도 마시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3일째 물 공급도 거부하고 있어 생명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삼성은 지금도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고 부를 늘리는 데 방해되는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협박·회유하고 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이것이 한국사회에 게속 지속된다면 우리는, 시민들은 삼성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헀다.

이어 "삼성이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죄악을 단죄하고 지속되지 않게 한국사회에 정의를 바로세우겠다"며 "더이상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넋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윤종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밥 한 끼를 못 먹어도 입이 바짝바짝 말라가는데 김씨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한다"며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사람살려'를 목청껏 소리치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조현철 예수회 신부는 "삼성은 원래 그런 기업이라고 쳐도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정부의 이 같은 침묵은 직무유기, 방조"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살피고 사람이 내려올 수 있도록 최소한의 비상조치를 취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정부의 의무"라고 전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4명은 이날 오후 3시6분께 김씨의 고공농성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철탑에 올랐다.

약 1시간 동안 대화 끝에 결국 거절의 뜻을 밝힌 김씨는 오후 4시24분께 전화연결을 통해 "처음 올라올 때 제 생일(7월10일)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죽으려고 했었다"며 "그러나 해고노동자들에게 빛과 생명이 돼서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삼성 옥상 위 나무 한 그루보다 노동자의 처지가 못한 삼성의 윤리의식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삼성이 초일류기업이라는 명판을 달고있다는 생각에 이게 나라인가 싶다"며 "제 개인의 싸움이 아니라 30년간 삼성 안에서 1980년대 저와 같이 투쟁에 나섰던 동지들의 피눈물"이라고 덧붙였다.

공동대책위에 따르면 김씨는 1995년 삼성물산에서 해고통보도 없이 쫓겨난 이후 복직을 요구하며 삼성본관 앞에서 단식을 했으며, 1999년에도 단식투쟁을 하다 업무방해로 구속됐고 2000년에는 명예훼손으로 두번째 구속됐다.

김씨는 지난달 10일 강남역 사거리 CCTV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 철탑 위에서 60세가 되는 정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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