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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작가선 시리즈 첫 소설, 최인훈 '달과 소년병'

입력 2019.07.24. 06:02 댓글 0개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문학과지성사가 새 소설 시리즈 '문지작가선'을 펴냈다. 한국 문학의 중추로서 의미있는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먼저 소설가 최인훈(1936~2018)이 독자를 만난다. 1주기(7월23일)를 맞아 중단편선 '달과 소년병'이 나왔다.

등단작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1959)와 '최인훈 전집'에 미수록됐던 표제작 '달과 소년병'(1983),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온 중편 '구운몽'(1962), 작가 개인 이야기가 담긴 '느릅나무가 있는 풍경-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연작 제1장'(1970) 등 9편이 실렸다.

"오후 망보기를 하고 있었다. 왜군들은 진지를 다 끝내고 쉬고 있다. 야산에 자란 잡목 그늘에 누워도 있고, 천막 안에도 있고, 서너 명이 학교 쪽으로 걸어간다. 소년은 긴장한다. 왜병들이 울타리도 없는 운동장에 들어가서 선다. 구경을 한다. 그러더니 줄다리기에 두 편으로 갈라서 끼어들어 어울린다. 흰 이가 드러나는 왜병들과 아이들 영차영차 소리, 사람들이 와르르 흔들린다. 망원경을 잡은 손이 제 손 같지 않게 흔들리는 것이다."('달과 소년병' 중)

"여자들한테 그런 멋대로의 풀이를 붙인다는 건 남자들한테도 안 좋아요. 이쪽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변변히 굴겠어요. 제가 말씀해드리지요. 여자는 남자와 꼭 같이 사람입니다."('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중) 597쪽, 1만7000원

김승옥(78), 서정인(83), 이청준(1939~2008), 윤흥길(77)의 중단편선은 8월 말 독자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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