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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 마지막 출근…재임 2년 무엇 남겼나

입력 2019.07.24. 05:30 댓글 0개
특수수사 축소…인권 강화, 과거사 사과
수사권조정 미흡…강원랜드 개입 논란도
오전 11시 대검서 퇴임식 갖고 마무리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커뮤니티·한국증권법학회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19.07.19.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문무일(58·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이 24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문 총장은 특수수사 축소와 과거사 사과 등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건 채 조직을 떠나게 됐다.

검찰 개혁 방향으로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을 제시했던 문 총장은 특수수사를 축소하고 검찰 과거사에 사과하는 등 이전 총장과 다른 행보를 보인 반면, 검찰의 운명이 걸린 수사권조정 국면에서 제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안게 됐다.

◇특수부 축소하고 인권부 신설…조직 개선

문 총장은 검찰 중립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특수수사를 축소했다. 전국 41개 지청 특수전담과 일부 지검 특수부를 폐지하고, 대검 반부패부와 강력부를 통합하는 등 특별수사 조직에 손을 봤다.

외부에서 수사 정당성을 판단할 장치도 마련했다.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수사·기소 여부를 심의할 수 있게 했으며, '묻지마 상고'를 줄이기 위해 형사상고심의위원회도 설치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대검에 인권부를 신설하고 12개 지검에 인권감독관을 배치했으며, 신문 중 피의자 요청시 변호사가 조언할 수 있게 했다.

◇검찰총장 과거사 사과…피해자 찾아가 눈물도

검찰 과거사 사과도 주요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문 총장은 지난해 3월 고(故) 박종철 열사 아버지를, 같은해 11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찾아가 눈물 흘리며 사과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인 지난달 25일에는 검찰역사관에 과거사 관련 전시물을 설치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또 ▲진실화해위원회 재심권고 사건 ▲긴급조치 위반 ▲5·18 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1972년 계엄법 위반 사건 등에 연루돼 유죄가 확정된 피해자 총 487명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이밖에도 ▲대검 형사부 전문연구관제 도입 ▲검사 전문화 ▲고검 복심화 ▲서민다중피해범죄대응 TF 설치 ▲중점검찰청 확대 등도 추진했다.

검찰 내 권위주의 관행을 타파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문 총장은 2017년 7월 취임식에서 총장 입장 시 기립하는 '일동 기립'을 없앴다. 24일 퇴임식도 회의 방식으로 간소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신임 총장이 임기를 개시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5월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5.16. scchoo@newsis.com

◇수사권조정 한계…강원랜드 수사개입 논란도

수사권조정 과정에서 검찰 입장을 관철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사권조정 논의 과정에서 검찰이 배제됐다는 '검찰 패싱' 논란이 불거졌으며, 문 총장은 "구체적인 경과나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5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수사권조정 법안이 올라가자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귀국하기도 했다.

곧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 조정안은 민주적 원칙에 맞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결국 국회에서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도 오점으로 남았다. 안미현(40·41기) 검사는 지난해 5월 춘천지검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하겠다고 보고하자 문 총장이 크게 질책했다는 취지의 폭로를 했다.

문 총장은 "검찰권이 바르고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관리·감독하는 게 총장 직무"라며 외압 의혹을 일축했고, 강원랜드 사건 수사자문단은 대검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재확인했다.

한편 문 총장은 지난 20년 내 2년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하는 두 번째 총장으로, 24일 오전 11시 대검찰청에서 퇴임행사를 가진 뒤 공식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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