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경찰 수사로 넘어간 사립고 시험문제 유출

입력 2019.07.22. 17:51 수정 2019.07.22. 22:02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광주지역 한 사립고의 시험문제 유출 논란의 진실은 결국 경찰 수사로 가려지게 됐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강도 높은 감사를 벌여 관련 교사를 업무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사건의 중대성과 폭발성을 감안한 시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책임을 묻기로 결정한 것이다.

시험문제 유출의혹이 일면서 광주시내 고교 내신 관리 전반이 불신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유출의혹에 휩싸인 해당 학교는 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이번 기말 고사뿐아니라 다른 학년, 다른 시험에서도 심화반 학생들만 사용한 교재에서 시험문제가 나왔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사립고 시험문제 유출은 내신성적에 대한 불신은 물론 은폐 의혹으로 이어져 학교 도덕성에도 타격을 입힌 모양새다. 이번 시험문제 유출을 누가 주도했으며, 어느선까지 알고 있었는지, 수강료는 얼마를 받았는지, 수강료는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 수사에서 밝혀야 할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수사를 주시하는 눈 또한 예사롭지 않다.

이번 사건의 촛점은 학교가 “집단 과외 형식을 빌어 우수학생에게 내신몰아주기 특혜를 베풀었다”는 것이다. 이는 몇몇 우수 학생을 위해 다수의 학생들을 희생시킨 잘못된 학사 운영에 다름 아니다. 해당 학교는 교육청이 과잉대응한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학교 시험의 공정성을 흔들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학사 운영 전반에 대한 수사확대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해당 학교의 시험문제 유출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명문대만 가면 된다는 학력 지상주의와 연관된다. 일부 우수 학생들을 위주로 한 베끼기식 시험문제 유출을 특혜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학교가 모럴해저드에 빠진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렇지않아도 관내 고교들은 잇단 시험지와 문제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사 당국은 이번 시험문제 유출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잘못된 내신 관리로 부당하게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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