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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기에서 코피도...
"고향 전남에 클럽팀 꾸려보려고요"

【광주=뉴시스】김희준 기자 = 사상 처음으로 꾸려진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의 맏언니이자 주장인 오희지(23·전남수영연맹)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 후에도 여자 수구의 '끝'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경영 선수 출신인 오희지는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시험를 준비해왔지만, 이제 한국 여자 수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힘써볼 생각이다.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은 22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대회 여자 수구 15·16위 결정전에서 0-30(0-8 0-9 0-6 0-7)으로 패배했다.
한국 수구 사상 처음으로 결성돼 세계 무대에 나선 여자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였다. 5월말 팀을 이뤄 6월초에야 훈련을 시작한 여자 수구 대표팀은 5전 전패를 당했고, 최하위인 1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것도 모두 대패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목표로 삼은 '한 골'을 초과 달성했다. 한국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5골을 터뜨렸다.
동고동락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치른 대표팀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서로 부둥켜안고 눈이 새빨개질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오희지는 "이제 대표팀이 해체하니 다들 떨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에 많이 울었다. 잠깐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더 속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패했다는 아쉬움이 더해졌다.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 경기라 골을 더 넣어야한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맏언니이자 주장인만큼 대회를 마친 감회가 더욱 남다를 수 밖에 없다.훈련 도중 공에 얼굴을 맞고 코뼈 골절상을 당한 오희지는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대회를 치렀다. 오른 팔꿈치 부상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자칫 팀 분위기를 해칠까 동생들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3쿼터 막판 상대 슈팅에 얼굴을 맞아 코피를 흘렸지만 4쿼터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경기에 나섰다.
오희지는 "너무 아팠다. 공이 코에 명중했다. 엊그제 병원에 갔는데 코뼈가 완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또 맞으니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며 "애들이 경기하고 있으니 아프다는 말도 못하겠더라"고 털어놓았다.
"오늘 부모님 뿐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 오셨다"면서 "위에서 코피 흘리는게 보였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오희지는 "아마 보셨다면 많이 속상하실 것이다. 코뼈가 부러졌을 때 '예쁘게 낳아준 얼굴 상처내지 말라'고 말하셨다"고 전했다.

오희지는 "부모님이 응원을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런데 많이 못 막아서 민망하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한 달 반 동안 동고동락한 동생들에게 오희지는 그저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경영을 하던 선수들이 모였고, 팀을 꾸려가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었다. 13명의 친구가 모두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며 "동생들이 너무 잘 따라와줘서 단단한 팀워크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고마웠던 사람'을 꼽아달라는 말에 오희지는 주저없이 대표팀을 지도한 홍인기 코치와 김만근 코치를 지목한 오희지는 "남자 수구 밖에 없어서 선생님들이 어려웠을 것이다. 엄마, 아빠 역할을 하면서 다독이고 다그쳐주셨다"며 "선생님들이 나의 인생의 선배님이다. 다른 조언을 듣고 한 번 더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작전대로 못 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안아주는 선생님들이 가장 기억이 남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여자 수구 대표팀은 해체된다. 한국 여자 수구 선수가 워낙 적어 언제 또 대표팀이 구성될 지도 알 수 없다.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수구의 매력에 한껏 빠진 오희지는 한국 여자 수구의 '시작'을 이야기했다. "수구를 계속하고 싶다. 너무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홀려드는 것이 있다.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끌리고, 홀려들어가는 매력이 있다. 블랙홀 같은 느낌"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서울, 인천에 여자 수구 클럽팀이 있는데 전남에도 클럽팀을 꾸려보려고 한다. 마스터스 대회에도 참가해보고 싶다'며 "그러다보면 여자 수구 대표팀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생들에게 남긴 말도 '계속 수구를 같이 하자'는 것이다. "앞으로도 언니가 꾸려갈 것이니 또 하고 싶으면 우리끼리라도 도전해보자"고 독려했다.
jinxiju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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