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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호텔들 이민단속 타깃, 체포자들 호텔방에 감금 논란

입력 2019.07.22. 07:25 댓글 0개
인권단체, 호텔노조는 "호텔이 감옥이냐" 반발
이민국 "임시구금 호텔비 교도소 보다 덜 들어"
【시카고=AP/뉴시스】1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예고한 대대적인 이민 단속에 항의하며 수천명의 시민들이 ICE 시카고 본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손팻말에는 "ICE를 없애라" "ICE는 비인간적이다" 등의 문구가 써있다. 2019.07.14.

【디트로이트( 미 미시간주)=AP/뉴시스】차미례 기자 = 트럼프행정부의 불법이민일제 단속이 실시된 뒤 새롭게 단속 대상으로 떠오른 호텔이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민보호 인권단체들과 노조들은 매리어트, MGM을 비롯한 호텔들에게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된 불법이민들을 호텔에 수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미국 정부가 체포된 이민들을 호텔 방에 구금하는 일은 이따금씩 있었으며, 매슈 앨번스 이민세관국 국장대행은 호텔의 도움이 없다면 이민국 관리들이 가족들을 쪼개서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호텔들은 가뜩이나 말썽이 많은 이민 단속 시스템과 관련해서 민영기업이 정치적인 싸움판에 휘말린 가장 최근의 사례가 되었다.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해 부모로부터 강제로 떼어놓은 아이들을 더 이상 탑승시키지 않겠다며 거부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회사도 이민 당국에게 강제연행한 이민들을 자기 회사 버스정류장이나 터미널에 내려 놓는 것을 금지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이민관련 단체들은 렌터카 회사 '엔터프라이즈'에게 연방관리들에게 이민 운송용 승합차의 렌트를 해주지 말라며 비판했고 PNC은행에게는 사설 이민수용소 운영을 위한 자금대출을 중지하라고 항의했다.

호텔들 역시 정치에 발을 담그는 것을 싫어한다. 그 동안 호텔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숙박업만을 해왔고 심지어 로비의 TV까지도 정치와는 무관한 채널에 맞춰둘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정책이라도 홍수 이재민을 수용하거나 국방부 계약자들이나 대규모 정부 총회 같은 행사는 수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13일 밤부터 이번 주말의 불법이민가족 일제 단속을 벌이기 시작하며 호텔들을 사용하겠다고 밝히자 미국내 최대 호텔 회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메리엇, 힐튼, 초이스 호텔, 베스트 웨스턴, 윈덤, 하이야트, IHG, MGM리조트는 일제히 성명을 발표, 호텔이 불법이민 구금 장소로 사용되는데 반대하고 나섰다.

호텔들은 수천명 씩의 이민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각 호텔노조의 압력을 받고 있는데다 최근의 초만원 사태와 불결하고 복잡한 수용소처럼 되어가는 호텔 시설에 대한 고객들의 강한 불만 때문에 시달리고 있다.

호텔노조 연합 '유나이트 히어'(Unite Here)의 D. 테일러 회장은 "호텔은 전 세계에서 오는 손님을 환영하기 위한 시설이지, 그들을 가두는 감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호텔경영학과 대니얼 마운트 교수는 호텔 운영사들은 앞으로 고객들에게 자기네 호텔이 이민국으로부터 안전하며 체포된 이민을 지키는 무장 경비병들로 넘쳐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홍보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호텔에서 체포된 불법이민이나 이들의 호텔방 감금이 널리 퍼져있지는 않다. 하지만 앨번스 ICE국장대행은 호텔들의 이런 태도에 좌절감을 느낀다며, 이민 당국은 이민자가족들이 수용소에 가거나 추방되기 전에 강제 분리되어 이산가족이 되지 않도록 호텔 시설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7월16일 현재 당국에 체포된 불법이민은 5만3459명이며 이들 중 311명이 가족이다.

【샌마코스=AP/뉴시스】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인 마리벨 솔라체 모녀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마코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9.02.06

앨번스 국장은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호텔 등 민간시설들이 우리에게 협조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가장 한 명을 체포 구금하고 나머지 가족들을 뿔뿔이 흩어서 수용하도록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남부 국경에서 체포된 가족들은 부모와 어린이들을 강제 분리시켜 전세계로 분노가 확산된 바 있다. 전국 체인을 갖고 있는 호텔들 가운데 하나인 '모텔6'는 지난 해 투숙객 명단을 이민당국에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고발까지당했기 때문에, 이민국은 현재 호텔들이 체포된 이민을 수용하고 있는지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국경지대인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시에서 방 10개의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월터 바렐라는 이런 호텔들이 교회나 자선단체가 새로 도착한 이민들을 할인가격에 투숙시키는 일은 자주 있지만, ICE가 체포된 이민들을 수용하게 해달라고 접근해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이 요청해오면 그는 응할 것이라고 했다. 국경지대 멕시코 가까운 지역의 작은 호텔들은 "국경순찰대 입김하나에 생사가 갈리는" 전국 조직인 라틴계 호텔 협회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에 국경순찰대원들이 배치된 이후로 투숙객이 현저히 떨어진 한 호텔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계약을 맺으면 이익이 많은 건 사실이다. 연방정부 계약서 리스트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오테이 메사의 멕시코 국경지대 호텔은 ICE와 계약하고 이민들을 수용해서 2016~2020년 사이에 50만2900달러( 5억 9116만원 )의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민당국이 "앞으로 호텔 절반을 반년 또는 1년 동안 빌려 99%의 방을 사용하겠다"며 제안해 올 경우 그건 거절하기 대단히 어려운 제안이라고 마운트 교수는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이민단속에 호텔을 구금장소로 이용한 전례는 많지 않다. 2017년 11월에 전국 호텔 1685곳 가운데 단 12곳만이 그렇게 사용되었고 대개는 지방 교도소나 유치장, 병원 등이 동원되었다.

당시에 최고 120명까지 수용했던 '퀄리티 수츠' 호텔 체인만이 최근 3명의 불법이민을 호텔방에 구금하는 데 동의했을 뿐, 기존 계약 호텔들도 대부분 수용을 꺼리거나 정부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전 ICE국장대행 존 샌드웩은 "불법이민들을 호텔방에 수용하더라도 대개는 서류를 구비하거나 추방령이 떨어지기까지 1주일 이내의 기간에 국한된다"며 그들을 방안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고 경비병이 지키면서 식사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그런 일에 분개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교도소에 가두는 것보다 비용은 더 싸게 먹힐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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