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기준 모호하다

입력 2019.07.17. 17:48 수정 2019.07.17. 19:58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직장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발효됐다. 앞으로 직원 5인 이상의 직장에서 부당한 지시나 막말, 따돌림 등을 할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기준이 애매해 시행 과정에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괴롭힘의 기준인 적정범위가 어디까지 인가에 대해서다. 해당 법안이 명시한 직장내 괴롭힘은 ‘사용자 혹은 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를 의미한다. 직장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와 그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는 경우다.

‘직장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등은 구체적인 특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에 대해선 ‘사회 통념에 비춰볼 때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행위’로만 규정하고 있어 해석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직장내 괴롭힘 교육자료’를 통해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를 예시했다. 폭행·협박이나 폭언·욕설·험담을 비롯해 사적 용무 지시가 그것이다. 또한 집단따돌림을 하거나 업무수행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배제하는 경우도 해당된다. 이밖에 업무와 무관한 일의 반복 지시, 과도한 업무 부여, 원활한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 등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예시에도 정작 현장에서의 적용은 구체적이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행위의 내용 및 정도와 기간, 피해자의 반응 등을 참작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괴롭힘이 인정되더라도 가해자를 직접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문제다. 특히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이유로 불이익 처분을 당한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와 관련한 최초의 법이라는 측면에서 일면 이해가 가지만 판정 기준이 명확치 못한 관계로 기업들이 적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법안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살펴 입법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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