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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엄원상, 투병 중 팬에게 희망을
입력 2019.07.17. 11:51 수정 2019.07.17. 11:51 댓글 0개“홈 경기장서 우리 꼭 만나자” 뭉클한 응원 메시지도
광주FC의 ‘엄살라’ 엄원상이 투병하는 팬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안산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던 지난 5일 광주 사무국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광주와 엄원상을 열렬히 응원하는 자신의 아들이 투병 중이라 홈경기에 방문 하지 못하니 유선상으로 엄원상 삼행시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냐는 것.
광주 지역의 초등학교를 다니던 최지훈(13)군은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약한 몸과 사정탓에 그저 멀리서 축구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매 경기 방문한 광주 월드컵경기장. 최군은 그렇게 광주를 응원하며 희망을 키웠다.
그러던 최군에게 갑작스레 아데노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병마가 찾아왔다. 하지만 1년이 넘는 투병 기간에도 광주FC 사랑을 막을 순 없었다. 최군은 물품 반입이 금지된 중환자실에서 어렵게 의사의 허락을 받아 깨끗하게 소독된 사인볼을 끌어안고 잠들거나 간호사의 핸드폰을 빌려 광주 경기를 챙겨보곤 했다.
최근엔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엄원상과 대표팀의 맹활약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최군의 유일한 낙은 축구다.
소식을 전달받은 엄원상은 곧바로 구단을 통해 본인의 애장품과 함께 영상편지를 부탁, 응원의 메시지로 최군에게 힘을 불어넣고자 했다. 엄원상의 애장품은 2018 AFC U-18 챔피언십 예선 4경기에서 3골을 기록할 당시의 유니폼이었다.
엄원상은 “당시 이 유니폼을 입고 행복한 추억과 함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훈이에게도 이 좋은 기운이 전해졌으면 한다”며 “지훈이와 함께 공을 차고, 축구도 보고 싶다. 홈경기장에서 함께할 날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군의 아버지 최정훈(43)씨는 “엄원상 선수의 응원 소식을 듣고 아이가 정말 행복해한다. 무엇보다 빨리 낫고자하는 지훈이의 의지가 강해졌다”며 “광주라는 팀이, 축구라는 스포츠가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 하루 빨리 아들과 함께 홈경기에 방문해 광주 승격을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지훈군은 ‘엄원상’ 삼행시를 보내 광주의 승격을 기원했다. 삼행시는 ‘엄원상 선수처럼, 원없이 승리해, 상승세타서 우승하자’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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