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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새 공용어법 실시로 유엔안보리서 러 대표와 충돌

입력 2019.07.17. 06:55 댓글 0개
우크라어를 공용어로 지정, 러 주민 반발
"우크라 분열 심화된다" 논쟁
【 키예프(우크라이나)=신화/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7월9일 키예프를 방문한 유럽연합의 도날트 투스크 상임회의 의장(왼쪽),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과의 FTA체결 등 국제무역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우크라이나의 새 공용어법 실시를 두고 16일(현지시간)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들이 이 법이 유크라이나 국민을 단합시킨다, 러시아어를 말하는 주민들의 이익을 해친다를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엔에서의 이번 충돌은 우크라이나의 새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5년 동안 불붙었던 내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진전이 이뤄지는 시점에 일어났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 독립파들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설이 다시 불거졌고,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동부 내전에서는 그 동안 1만 3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가 비슷한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두 가지 언어를 모두 쓰는 국민들도 많다. 이 날 안보리 논쟁에서 볼로디비르 옐첸코 우크라이나 대사도 러시아어로 격론을 벌일 정도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언어 문제는 인구 4500만명의 이 나라에서 아주 오랜 세월 정치적 논쟁의 초점이 되어왔다.

더욱이 2014년 민중봉기로 친러시아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이 문제는 더 열띤 논란거리가 되었다.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 언론들은 새로 선출된 친 서방 정부와 대통령이 동부지역의 러시아어를 많이 쓰는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어만 쓰도록 강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했고,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이 지역의 주요 지점을 점령했다.

유엔의 이 번 토론은 올 봄에 새로 통과된 새 언어법에 대한 토론을 러시아가 요청해서 의제로 상정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이 법은 정부기관이나 언론에서는 우크라이나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러시아어는 개인간의 소통에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편견에 치우친 우크라니나 당국이 러시아어를 뿌리 뽑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 법이 유엔안보리가 결의한 우크라이나 내전의 종식을 위해서도 크게 해롭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국민적, 문화적 정체성 보존 정책이 러시아어를 말하는 국민들의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옐첸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언어법은 국내 문제로 안보리 검토사항이 아니며, 특히 러시아는 거기에서 빠져야 한다고 맞섰다.

"수 백년 동안 우크라이나 언어를 짓밟고 강제로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쓰게 했던 나라가 우리에게 지금 어떤 언어를 말하거나 쓰라고 말할 입장은 아닐 것"이라고 그는 반박했다. 네벤지아 대사와의 설전이 계속되면서 옐첸코는 러시아어로 논쟁을 벌였고, 이번 회의처럼 "날조된 의제"에는 그것이 적합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1990년대에 독립국가가 되기전에 수백년 동안 러시아제국의 일부였으며,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로는 소비에트연맹의 한 공화국으로 존재했다. 그 동안 러시아는 법률과 학교교육으로 러시아어 사용을 강요했다. 우크라이나어는 주로 서부지역에서 개인간의 일상용어로만 명맥을 이어왔다.

우크라이나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유럽과 서구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 이번 토론에 참가했다. 유엔주재 미국 대표 로드니 헌터는 "우크라이나가 국민단합을 위해서 우크라이나어를 장려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이를 환영했다. 러시아가 영원히 분열을 획책하려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언어 문제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더 민감한 정치적 문제들은 의제에서 비켜갔다. 지난 해 1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선박 3척과 선원 24명을 흑해에서 체포한 사건,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지역 주민에 대해서만 올 4월부터 러시아 정부가 시민권 신청을 신속처리해 주기로 결정함으로써 귀화를 독려한 사실 등이 이에 속한다.

유엔 안보리는 올해 5월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언어법에 대한 토론을 신청했지만 그 날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취임식 날이라며 반대하는 회원국이 많아서 이를 기각했다.

러시아어 사용자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 언어법이 통과된 이후에 취임했으며 이 문제에 대해 새 법을 시항하더라도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의 모든 헌법상의 권리와 이익을 존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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