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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월드스타 조리사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입력 2019.07.17. 06:05 댓글 0개
알랭 뒤카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알랭 뒤카스가 한국에 온 적이 몇 번 있다. 사실 외국 셰프들은 한국이 무덤이라고 얘기한다. 미슐랭 별 받고 온 셰프들이 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한국에서는 한식이 너무 세다. 내가 알기로 알랭 뒤카스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 K팝, K푸드의 인기가 선풍적인 것도 사실이다. 다만, 우리나라 음식의 맛이 굉장히 진하다. 또 외국사람들이 오면 비즈니스를 하는 비용도 비싸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비즈니스가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간담회에서 오세득(43) 셰프는 외국 셰프가 한국에서 식당을 여는 것이 어렵다고 역설했다.

이 영화는 정상에 올랐지만 끊임없이 탐구하고, 세상의 모든 맛을 알고 싶은 프렌치 조리의 거장 알랭 뒤카스(63)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베일에 싸여 있던 뒤카스를 2년간 따라다니며 그만의 요리를 엿본다. 베르사유 궁 안에 레스토랑을 열기까지, 자연주의 미식 여행을 관객에게 펼쳐 보인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오세득 셰프는 이 작품은 요리사보다 사업가로서의 여정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본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모든 메뉴를 셰프가 다 하지는 않는다. 알랭 뒤카스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제자 셰프들이 각 점포에 있다. 뒤카스는 가서 테이스팅만 한다. (보통 요리는 셰프가) 직원들과 협업해 만든다. 체계화된 분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어떻게 매니지먼트해서 관리를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알랭 뒤카스는 오랜 요리의 노하우를 접목해 매니지먼트를 잘 해서 전 세계에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관리하더라도 (잘 되는 것 같다)"

"알랭 뒤카스는 파인 다이닝(고급식당)을 전 세계에 갖고 있다. 자기 나라에서도 파인 다이닝을 열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보면 요리보다 매니지먼트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굉장히 젊은 셰프들 중에 기발한 생각에, 기발한 연출이 나오고 있다. 더 잘 하는 셰프들이 많을 수도 있다. 뒤카스가 요리사들에게 선망의 셰프인 이유는 이를 유지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가 대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매장 하나를 하루 이틀만 안 가도 (음식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요리도 요리지만 요리 외적인 매니지먼트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요리사로서의 알랭 뒤카스에 대해 "알랭 뒤카스는 서양 요리하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셰프다. 전 세계 미슐랭이 21개다. 아마 요리사들이 책으로 많이 소득을 올려줬을 거다. 서양요리하는 사람 중 알랭 뒤카스 책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다. 교과서적으로 나온 그의 책이 세 권 정도 있다. 요리, 디저트, 파스타, 세 부류가 있다. 나도 그 3권을 전부 다 사서 봤다. 나 뿐만이 아니라 요리하는 친구들에게는 참고할 게 많은 셰프"라고 인정했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알랭 뒤카스는 오픈하는 식당마다 자신의 이름을 함께 간판에 붙인다. 이와 관련, 오세득 셰프는 "이름을 건다는 건 부담이 된다. 이름을 걸면 그 셰프가 더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그 사람의 식당이라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인증마크다. 더 신뢰를 줘야 하고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알랭 뒤카스는 자연주의를 추구한다. 농장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고, 파인다이닝에 농부의 음식을 이용한 개척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한 세계 요리의 추세를 묻는 질문에 오세득 셰프는 "요즘 자연적인 걸 많이 한다. 디지털화되면서 사람들이 잊고 있던 아날로그를 찾게 됐다. 한때 (자연주의) 운동이 있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여건이 굉장히 어렵다. 농업이 굉장히 커야 하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식량에 대한 자급자족이 30%가 안 된다. 프랑스는 해외에 수출할 정도다. 그러니 (자연주의같은) 그런 게 가능하다"고 답했다.

알랭 뒤카스는 최고의 요리를 찾아 세계로 여정을 떠난다. 최고의 재료를 갖춘 곳이라면 나라를 불문하고 재료를 공수한다. 오세득 셰프는 "자기의 식당이 많기 때문에 농가와 거래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거다. 식재료를 생산하는 분들이 '내 재료가 알랭 뒤카스에게 간다'는 게 메리트가 되기도 할 거다. 우리나라 대형 프랜차이즈도 농장을 직접 가서 콘택트하는 것은 어려울 거다. 이 분은 최고의 재료를 레스토랑에 넣으려 한다. 다만 아직까지 한국은 최고의 재료보다 최고의 단가로 싸운다"고 전했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은 알랭 뒤카스의 음식 철학과 음식점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영화다. 다음달 1일 개봉한다. 84분,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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