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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日, 대북제재 위반 선박 억류 미온적…'처형설' 김혁철 생존"

입력 2019.07.16. 18:43 댓글 0개
"대북 유류환적, 北석탄 운송 등 결의 위반 4척 억류"
"北 동창리 특이동향 無…대북제재로 무역규모 급감"
"北 가뭄 심각에 식량난…곡물 재고량 조기 소진 예상"
김혁철 처형설 돌았으나 국정원 "죽었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9.07.16.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이재은 이승주 기자 = 국정원이 우리나라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국내에 장기간 억류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 당국은 이 선박에 대해 미온적인 조치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이 제재결의 위반 의심 선박 정보를 일본 당국에 전달해 공유해도 일부 선박의 경우 일본 항구를 자유롭게 드나들어 유엔 결의가 무색해지게 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국정원은 16일 서훈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보고에서 유엔 결의 위반 의심 선박 대응에 관해 "우리 정부는 그간 대북 유류환적, 북한 석탄 운송 등 결의 위반이 확인된 선박 4척을 장기간 억류하고 철저한 조사 및 후속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라이트하우스윈모어호는 2017년 11월 여수항에, 피파이어니어호는 2018년 9월 부산항에 각각 대북 유류환적 위반으로 억류됐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이유로 코티호가 평택항에 억류됐고, 탤런트에이스호는 북한산 선박 운반으로 2018년 1월 군산항에 억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라이트하우스윈모어호와 피파이어니어호는 대북 제재위가 7월2일 방면을 승인, 출항 정지를 해제했다. 코티호는 7월9일 해당 선박 고철 폐기 조건으로 방면됐으며, 탤런트에이스호도 방면을 위해 UN 등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유엔 결의 위반 혐의가 있는 선박 2척, 유류환적 혐의가 있는 카트린호 등에 대해 현재 출항 보류 후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우리 정부는 의심 정황이 포착된 선박에 대해서 억류와 함께 조사를 진행한 뒤 유관국 및 안보리 제재위에 보고하는 등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며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사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의심선박 여러 척에 대해서도 국내 입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답변했다.

국정원은 이 선박들에 대한 수사결과와 함께 국내 입항금지 조치 사실을 안보리 대북제재위 및 동맹국인 미국, 일본 등과도 공유했다.

그럼에도 정부에 의해 한국 입항금지 조치가 된 선박들 중 일부는 최근까지도 일본에 입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리치글로리호, 샤이닝글로리호, 진동호는 최근까지도 나하, 로슈 등 일본항에 입항했다는 것이다.

리치글로리호는 2018년 8월31일과 9월4일 시부시(志布志)항에 입항했고 같은 해 9월12일에는 나하(那覇)항으로 입항했다. 샤이닝리치호는 올해 5월7일 도마코마이(苫小牧市)항에 이어 5월9일 쿠시로(釧路)항, 5월16일 노시로(能代)항에 입항했다.

진룽호는 2018년 10월3일 사쓰마센다이((薩摩川内)항에 입항한데 이어 2018년 10월25일 쿠시로항에 입항, 12월4일에는 나오에츠(直江津)항에 입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우리 정부가 일본 당국의 결의위반 의심 선박임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 선박들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내법 미비를 이유로 입출항을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일본의 대응은 미국의 와이즈어니스트호 압류, 우리 정부의 결의 위반 선박 억류 및 입항금지 조치 등 적극적인 제재 이행 노력 등과 비교할 때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선박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대북제재 위반) 의심 선박이 언제 일본의 어느 항구에 입항했는지 날짜가 다 나오는데 선박마다 여러 번 입출항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 선박에 대해 한국항에는 입항금지를 조치했고 유사한 행위를 하는 선박에 대해서 동맹국인 미국에서는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일본이 상당히 미온적이어서 유감"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19.07.16.since1999@newsis.com

이어 "미국의 유사 사례를 보면 와이즈어니스트호는 아예 압류를 했다"며 "우리 정부가 (유엔 결의) 위반 혐의가 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억류나 입항금지 조치를 한다든지 하는 미국의 사례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 목선 삼척항 귀순 사건과 관련해선 중앙 합동조사에 참여한 각 기관 전문가들이 개별면담 조사 및 선박 물품과 신체적 특성 검증 등 충분히 조사한 결과 대공혐의가 없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이 가운데 귀북의사를 보인 2명은 절차에 따라 지난달 18일 송환했으며 2010년 이후 4일 이내 송환이 50%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귀환 의사를 보인 북한 선원 2명을 상대로 개별 면담조사 및 1, 2차 현장검증, 대남공작 수법 등을 비교했지만 위장기술이나 공작 임무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16일 북한 영변 5㎿ 원자로는 장기 가동 중단상태이고 폐연료봉 재처리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또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도 외형 복원을 마무리한 후 특이동향은 없으며 풍계리 핵실험장, 산은동 미사일 연구단지 등도 특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은 남북미 정상회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협상 대표로 미국 측은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 측에서는 김명길 전 베트남대사 등이 유력하다"며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반영된 북미 양측의 기본입장을 바탕을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도 "국정원이 2~3주 후면 실무협상을 재개할 거라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로드맵을 먼저 합의해야 이행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무역규모 급감, 무역적자 확대, 외화난 심화, 기관운영 자금 부족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2018년 북한의 무역규모는 28억4000만 달러로 추산되어 전년 55억5000만 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무역적자는 23억6000만 달러로 전년 20억1000만 달러 대비 17.5%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식량난에 대해 "최근 북한의 강수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감소하는 등 가뭄이 심각하고 식량사정 악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북한의 곡물 재고량을 감안 시 금년 확보량이 8월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 처형설이 돌았던 북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생존해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정원은 김 특별대표가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계속했다. 일부 언론이 숙청설을 계속 보도할 때도 국정원은 '지속적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 정보를 통해 종합 판단을 한 결과 숙청설은 믿기 어렵고 살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도 국정원의 보고를 총체적으로 평가해볼 때 살아있다고 본다. (김 특별대표가) 죽었냐고 물어봤을 때 국정원은 '죽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김 특별대표를 처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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