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기준은 ‘모호’

입력 2019.07.16. 18:15 수정 2019.07.16. 18:15 댓글 0개
우월적 지위·업무상 적정 범위 초과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 등 충족해야
직접 처벌규정 없어…불이익땐 처벌

직장인 A씨는 최근 동료들의 수근거림이 불편하다.

무언가 자기들끼리만 아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자신이 가면 ‘모른 척’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나만 모르는’일들이 점점 늘어만가는 것 같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만 빠진 ‘모바일 메신저’단체방에서 자신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가 돌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됐지만 누가 이상한 소문을 낸건지 확인하기도 애매해 속만 썩힐 뿐 고민을 토로하기도 어렵다.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가 더 분위기가 이상해질 것 같아 ‘시간이 가면 나아지겠지’라고 위안만 삼고 있다.

16일부터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근로기준법 개정)’이 시행되면서 막말과 따돌림 등 일명 괴롭힘을 예방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마련됐다.

하지만 현장에선 애매한 규정 탓에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괴롭힘의 기준을 ‘적정범위’를 넘어선 경우로 규정하고 있어 적정범위에 대한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상 직장내 괴롭힘은 ‘사용자 혹은 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를 의미한다.

즉, ▲직장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 ▲그 행위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는 경우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한다.

‘직장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등은 구체적인 특정이 가능하지만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에 대해선 ‘사회 통념에 비춰볼때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행위’로만 규정하고 있어 ‘사회통념’에 대한 해석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직장내 괴롭힘 교육자료’에는 적정범위를 넘은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로 ▲폭행·협박 ▲폭언·욕설·험담 ▲사적 용무 지시 ▲집단따돌림·업무수행과정에서 의도적 무시·배제 ▲업무와 무관한 일 반복 지시 ▲과도한 업무 부여 ▲원활한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예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괴롭힘 인정 또한 당사자와 관계, 행위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행위 내용 및 정도, 행위기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게다가 직접 가해자를 처벌하는 규정도 없으며 피해자가 피해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처우를 하는 경우에만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고용부 관계자는 “직장내 괴롭힘 금지와 관련해 최초로 입법화되는 점 등을 고려해 처벌보다는 사업장 내의 자율적 시스템으로 규율해 나가도록 했다”고 밝혔다. 도철원기자 repo333@srb.co.kr·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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