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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장관 "협상장 떠난 美, 제재해제시 대화"

입력 2019.07.16. 18:02 댓글 0개
"美, 불장난 하는 중…윈윈하는 상황 찾아야"
"중동에 대한 무기수출 중단하면 ICBM 문제 논의할 수도"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3월1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모하메드 알하킴 이라크 외무장관(사진에는 보이지 않음)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7.16.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뉴욕을 방문 중인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자국에 가해진 제재가 해제될 경우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협상 착수를 위한 미국의 제재해제를 요구했다.

자리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NBC뉴스에 출연, 제재 해제를 전제로 "협상을 위한 공간은 활짝 열려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 "협상 테이블을 떠난 건 미국"이라며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했다.

그는 탄도미사일 계획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다만 미국이 중동 내 미 동맹국들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의 무기체계가 우리 지역(중동)으로 반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지역이 폭발 일보직전이 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면 먼저 이들 무기 판매들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가 핵무기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오래 전에 개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이란의 핵개발을 잠시 지연시키는 정도의 나쁜 합의라고 비난해왔었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이 JCPOA 일방탈퇴 이후 대이란 제재 대규모 복원 등 강경정책을 펴는 데 대해서는 "미국이 불장난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협상에서든 윈윈 상황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패자가 된다"고 거듭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자리프 장관은 지난달 미 무인기 격추 등으로 호르무즈해협 일대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실제 전쟁 발발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표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위시한 트럼프 행정부 '매파'에 대한 우회적 불만은 드러냈다. 그는 "(전쟁 발발을) 꺼리지 않는 이들이 대통령 주변에 있다"며 "그러나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자리프 장관은 "사람들은 이란이 크고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우리는 군사공격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리프 장관은 유엔회의 참석차 지난 14일 미국 뉴욕을 방문한 상황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자리프 장관이 미국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 언론 등을 이용해 '유해한 선전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의 이동반경에 제약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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