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특별한 여름방학, 우리아이 성공 열쇠

입력 2019.07.16. 09:13 댓글 0개
김경란의 교육칼럼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김경란

부모에게 ‘자녀들이 미래에 어떤 모습이기를 원하느냐’로 물으면 많은 이들이 ‘스티브잡스처럼’이라고 답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성공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윱니다.

최근엔 우리 청소년 대표팀 이강인 선수를 꼽기도 하더군요. 왜일까요? 자신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성공하는 직업’ 보다는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성공’이라고 여기는 부모들의 인식 변화를 보고 있자면 오랫동안 자녀양육에 대해 고민한 저는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녀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부모님들께서 한 걸음 더 앞선 생각을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미래 자녀의 직업에 대해 특정 직업보다는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가 되기를 바라는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방학계획에 대한 부모님의 신념은 여전히 자녀의 적성, 기질과 상관없이 앞집, 옆집, 뒷집 아이와 똑같이 <언어, 수학> 학원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채워가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능검사는 1904년에 프랑스의 교육부 장관이 심리학자인 비네(Alfred Binet)에게 초등학교학업 실패 위험이 있는 아동을 찾아내어 교정교육을 실시하는 방법을 개발하라는 요청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19년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은 오늘, 지능을 협소하게 규정한 115년 전 검사 방식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니 아이러니 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1980년대 하버드 대학 교수인 가드너(Howard Gardner)는 ‘인간에게는 다양한 능력이 있는데 우리가 너무 협소한 범위의 한 가지 능력을 지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다중지능이론을 발표하였습니다. 

얼마 전 국민 모두가 환호하던 이강인 선수는 수학을 잘하거나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가드너가 주장한 다중지능 이론에 의하면 신체, 운동지능이 높은 사람입니다.

자신의 모든 신체를 이용해서 어떤 생각이나 가정을 표현하는 능력과 자신의 손을 이용해서 사물을 만들거나 변형시키는 능력, 무용으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스포츠로서 게임, 발명품 고안 능력 등이 높은 사람입니다.

저는 이강인 선수의 어린시절 동영상에서 너무 멋진 어린 이강인 선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7살 이강인 어린이에게 ‘너는 무엇을 잘 하냐?’고 묻자 “저는 축구밖에 잘 할 줄 아는게 없어요”라고  또렷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라고 생각하며 존경과 감동을 느껴보았습니다.  

혹시 지금 외국어, 수학 학원으로 하루 일정을 계획한 자녀가 훗날 이강인 선수처럼 축구를 잘 하기를 바라시나요?

학교에 가기 보다는 아버지의 자동차 부품창고에서 하루 종일 지내던 스티브 잡스의 청소년 시절은 외면하면서 성공한 스티브 잡스의 성인기만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지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수학책을 펴면 얼굴표정이 찡그려지고 진도도 안 나가는 자녀에게 수학 학원에서 하루 긴 시간을 지내도록 계획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겨서 2016년 자산 1조 3천억원, 지난 한 해 수입만도 세후 7,300억이라던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랭같은 작가가 되기를 기대하지는 않으시겠지요?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김경란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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