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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 천막 자진철거…"160개 재설치할수도"

입력 2019.07.16. 06:17 댓글 0개
5시께 자진철거한 후 세종문화회관 앞 재설치
6시 최종철거…조원진 "행정집행 의미 사라져"
"우리가 원할 때 또 쳐…철거하면 160개 재설치"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6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각각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 천막을 자진 철거한 뒤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 다시 천막을 설치 했다. 2019.07.1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고가혜 기자 = 우리공화당이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불법 천막 4동을 자진철거하고 곧바로 세종문화회관 앞에 재설치한 뒤 다시 스스로 철거했다. 서울시는 철거 집행을 시도하려 했으나 철수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이날 오전 5시께 "지금 텐트를 걷겠다"면서 "곧바로 텐트 4동을 다시 치는 등 총 8동을 다시 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에 이어 서울시가 2번째 강제철거를 예고하자 이에 선제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의 말이 끝나자 우리공화당 당원들은 일제히 광화문 광장에 설치돼 있던 그늘막 4동을 철거했다. 그늘막 아래는 미리 다 깨끗하게 치워진 상태였다.

조 대표는 "이제 행정대집행은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우리는 절대 광화문광장을 내 줄 수가 없으며 넘어가더라도 텐트 8개를 다시 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약 700명의 우리공화당원들은 전날 저녁부터 광화문광장을 점거하고 야광봉을 흔들며 밤샘시위를 벌였다.

광화문광장을 채우고 있던 우리공화당 측은 천막 철거 직후 세종문화회관 계단으로 이동했다. 이동과 동시에 우리공화당은 세종문화회관 옆에 흰색 천막 4동을 추가 설치했다.

서울시는 오전 5시20분께 예정대로 2차 행정대집행 인원을 투입해 세종문화회관 앞 천막 4동에 대한 철거를 시도했다.

이에 우리공화당 측은 "이 천막은 행정대집행 대상이 아니다. 철거 시 재물손괴로 고발조치하겠다"며 대응했고, 행정대집행 인원은 다시 횡단보도 너머 광화문광장으로 철수해 대치를 계속했다.

우리공화당은 오전 6시께 세종문화회관 앞 천막 4동도 다시 자진 철거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천막을 자진 철거 하고 있다. 2019.07.16. photocdj@newsis.com

조 대표는 이 천막 철거 후 "천막은 우리가 치고 싶을 때 다시 치겠다"면서 "곧 8동을 다시 칠 것인데 그걸 철거하면 160개를 칠 것"이라고 말한 뒤 시위대를 현장에서 해산시켰다.

이날 서울시는 우리공화당 측에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이날 집행을 위해 서울시는 시공무원 650명에 용역직원 350명 등 1000여 명으로 이뤄진 행정대집행 인원을 투입했다.

현장에는 경찰 측 24개 중대 약 1500명과 소방당국, 의사·간호사 인력 등이 대기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3월1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경찰 등과 충돌해 사망한 박 대통령 지지자들을 추모하겠다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불법천막을 설치했다.

이후 서울시 측에는 우리공화당의 고성과 폭언, 시비 등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200건 이상 접수됐다.

서울시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우리공화당 측에 보낸 끝에 지난달 25일 강제 철거를 진행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서울시의 천막 강제철거가 완료된지 약 3시간 만인 같은 날 낮 12시30분께 불법천막을 기습 재설치했다.

이후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일에 맞춰 경호에 협조하겠다며 불법천막을 자진해 청계광장 쪽으로 옮겼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의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무거운 화분 수십개를 광화문 광장에 배치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 등은 "언제든지 천막을 재설치할 수 있다"며 공언해 왔고, 결국 지난 6일 광화문 광장에 불법천막 4개동을 재설치했다.

gahye_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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