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빛나는 열정, 지역사회 자산으로

입력 2019.07.15. 19:09 수정 2019.07.15. 19:09 댓글 0개
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적 행사, 조선대 무용과라는 자존감, 사명감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절절할 수는 없다.

개막식 무대 안무를 맡은 임지형 조선대 공연예술학과장의 소회다. 지난 12일 문을 열어젖힌 2019FINA광주수영대회를 맞는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단적으로 읽을 수 있다.

광주에서 전개되는 스포츠 대 제전에 지역사회가 주인으로 나섰다. 문화예술도시라는 긍지, 관련분야 종사자라는 책무는 여름밤 무더위와 부족한 시간을 벗 삼게 했다. 그렇다. 아직 이곳, 광주에는 ‘우리’를 위해 ‘나’를 희생하고 함께하는 20세기적 유산이 반짝이고 있다.

이번 개막식은 윤정섭 총괄감독(전 한예종 교수)의 지휘 아래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조선대 공연예술학과와 송원대 실용에술학과 교수와 학생, 어린이, 군인 등 시민 모두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이이남이라는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는 개막식 미술감독을 맡아 황영성·한희원·우제길 등 지역예술인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선보였다. 임지형 교수와 서영 송원대 실용예술학과장이 무대 안무를 맡아 학생들과 무대를 꾸몄다.

또 피켓 퍼포먼스(광주여대 항공서비스학과), 분장(송원대 뷰티예술학과), 의상(조선대 섬유패션디자인학과) 등 개막식 준비를 지역교수와 학생들이 재능기부로 함께했다. 광주에 둥지를 튼 31사단 군 장병들이 나서고 합창과 문화전당 앞 분수대 물을 더하는 행사에는 송원초등학교 김지연 교사와 12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당초 선보이려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이 연대한 로봇의 향연은 아쉽게 만나지 못했지만 이 한 무대를 위해 지역 전체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그렇게 광주의 한 여름이 지난 12일 세계인과 마주했다.

어디 개막식 뿐인가. 광주시가 시 산하 기관들과 각종 축제와 예술행사를 대회기간으로 집중 배치했다. 잠깐의 만남, 단 한 번의 스침에도 광주가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예술인 저마다가 주빈이다. 여기에 섬세하게 엮어낸 시티투어까지 더해지며 광주는 하나의 축제 장으로 변신했다. 수영대회 조직위원회도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을 마련했다. 동아시아예술도시 프로그램을 수영대회와 연계하는 센스도 빛난다.

화려한 무대 뒤는 이처럼 ‘광주’, ‘한국’이라는 얼굴을 알리기 위한 지역사회의 숨은 노력과 땀으로 점철돼 있다.

이 뜨겁고 넘치는 열정, 우리 사회 아름다운 유산으로 전승돼야겠다. 사민들의 절절함이, 열정이 아름다움이 되려면 좀 더 섬세한 터치가 필요하다. 이 사회의 준비 부족이 이들의 뜨거운 마음을 퇴색시키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늦은 예산집행으로 개막식 준비는 개막 두 달여 전에야 시작됐다. 어린 학생들이 더운 여름 밤 11시까지 달리지 않고도 여유와 충만함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는 아야기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집에 오신 손님’을 위해 책무를 다했다. 국가의 준비부족에 빼어난 시민의식이라 넘기기엔 아쉬움이 크다.

개막식장에서 홀리오 마글리오네 FINA회장, 문재인 대통령, 이용섭 광주시장까지 모두 숨은 주인, 자원봉사자(시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자원봉사 혹은 재능기부가 진정한 자랑일 수 있어야한다. 사회의 자산이어야한다. 이제 그 해법을 찾아야한다. 그럴 때라야 지난 여름 밤의 고달픈 책무가 행복한 고생이 될 것이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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