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광주주먹밥 ‘6色 11味’

입력 2019.07.14. 18:07 수정 2019.07.14. 18:07 댓글 0개

광주는 예로부터 맛과 멋의 고향으로 전해져 온다. 국난을 당해 의기로 뭉쳐 싸우곤 했던 까닭으로 ‘의향(義鄕)’이며, 선비의 풍도와 예(禮)를 갖춰 ‘예향(禮鄕)’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의와 예의 본향임은 맞지만 맛과 멋의 고향이라는 지칭에는 이견이 없지 않다. 딱히 어떤 음식을 으뜸으로 내놓을까 하고 망설여진다. 물론 이 고장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에게는 맛깔스러운 음식들에 익숙해있는 관계로 타지인들과 달리 크게 다름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타지인들에게 ‘바로 이 음식이야’라고 할만한 대표 음식이 선 보인다고 한다. 광주시와 ㈔한국조리사협회중앙회 광주전남지회가 그 일에 나섰다. 최근 ‘광주주먹밥 전문가 레시피 품평회’를 개최하고 새로 개발한 11가지 레시피를 공개했다. ‘주먹밥’은 80년 5월, 광주의 어머니들이 불의에 맞서 항쟁을 마다하지 않은 시민군들의 식사 대용으로 만들어 제공했던 까닭에 광주를 상징한다.

주먹밥 레시피에는 광주를 하나로 묶었던 공동체 정신을 담았다. 원조 주먹밥이라 할 ‘힘난다 주먹밥’, 김치가 주재료인 ‘묵은지불고기주먹밥’, ‘깍두기볶음 주먹밥’등이 있다. 떡갈비나 나물, 계란 등으로 버무린 ‘매콤낙지주먹밥’, ‘나물비빔주먹밥’, ‘계란주먹밥’ 등이 품평회 장에 올랐다. 6가지 색깔, 11가지 맛을 지닌 ‘6色 11味’의 주먹밥인 셈이다. 주먹밥을 소재로 다양한 모양에다 색깔 곱고, 맛까지 더했다니 음식은 만들기 나름인 듯 하다.

품평회에 참가한 이들은 각 주먹밥의 맛과 형태, 크기, 메뉴 이름, 재료배합 비율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광주시는 이번 품평회 결과를 수렴해 최종 레시피를 확정하고 지역 내 광주주먹밥 판매 희망업소에 보급할 계획이다. 주먹밥을 광주의 상징이자 한 대표 음식으로 알린다는 이야기다.

지구촌 최대의 수영 축제인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한창이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전 세계 194개국의 선수, 임원진 등 수만여명이 광주를 찾는다. 국내 동호인 등 관람객 수도 적지않을 예상이다. 광주주먹밥 외에 더 다양한 음식을 발굴, 이들을 위한 시식 기회를 마련해 광주의 맛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영태주필 kytmd8617@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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