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사람이 우선인 안전문화

입력 2019.07.14. 13:06 수정 2019.07.14. 13:06 댓글 0개
김학진 안전보건공단 광주지역본부 사업총괄부장

“클릭 후 3초 이상 열리지 않는 웹사이트는 닫아 버린다”, “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닫힘 버튼을 누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외국인이 뽑은 한국인의 빨리빨리 베스트 10’의 일부다.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빨리빨리’문화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 외국인 눈에는 특별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한국 사회의 ‘빨리빨리’문화는 단기간에 우리 경제를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이제는 고인이 된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한국의‘빨리빨리’문화가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이루는 경쟁력이 됐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문화는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동시에 심각한 후유증도 남겼다. 성장 위주의 정책 추진과정에서 기업의 이익이나 경제성장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쯤은 당연하게 여겨졌고 ‘사람’보다는 경제적 이익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었다. 특히 안전은 최소화해야 할 비용으로 생각하여 소홀히 다뤄졌다. 그 결과 지금까지 쌓여온 각종 불안전한 환경, 위험요소들이 산업재해와 일상사고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산업현장의 직·간접 손실액은 25조원에 달한다. 이는 연봉 3천만원인 노동자 83만명 이상을 1년간 고용할 수 있고, 170만대의 소형차를 구입할 수 있는 커다란 금액이다. 안전을 소홀히 한 댓가로 우리는 매년 어마어마한 금액의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산업재해를 포함하여 ‘빨리빨리’에서 파생된 문제들을 인지하고, 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느리게 살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패스트(fast)의 반대 개념으로 슬로푸드(Slow food), 슬로시티(Slow city) 등 새로운 개념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삶 속에 알게 모르게 확산되고 있는 슬로 트렌드가 필요한 곳 중 하나가 산업현장이다. 안전분야는 ‘빨리빨리’보다 ‘여유로움’, ‘꼼꼼함’이 필요하다. 세심하게 위험요인을 살피고, 여유롭게 작업 전에 나와 동료의 안전을 챙기는 노력이 현장의 습관으로 정착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작업장에서 빨리빨리 성과를 내기보다는 나와 동료의 안전을 되돌아보고 의미를 되새겨 보는 ‘사람이 우선인 안전문화’정착이 필요한 때이다.

매년 7월은 안전보건의 의미를 되새기는 달이다. 정부는 7월 첫째 주를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으로 정하고 국민들과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더운 날씨와 높은 불쾌지수로 안전에 소홀하기 쉬운 계절인 여름을 맞아 다시 한번 안전을 생각하자는 배려가 서려있다.

오는 7월 15일 월요일에 광주권역 ‘산업안전보건의 날’행사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52회째를 맞는 광주지역 산업안전보건의 날 행사는 ‘함께 지킬 안전, 모두가 누릴 권리’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산업재해예방에 공이 큰 유공자를 포상하는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안전보건 정보를 공유하는 세미나와 안전보건 사진 전시회가 마련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고용노동부와 공단 이외에도 광주광역시 부시장이 참석하여, 키노트스피치를 진행할 예정이며 정부, 지자체, 사업장 등 유관기관이 한 뜻으로 안전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다.

안전은 나와 동료, 우리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또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지탱하는 뿌리이다. ‘산업안전보건의 날’을 맞아 함께 실천하는 안전보건 활동이 우리 사회에, 일상에 확산되기를 바라며 이제부터 우리 사업장에 일하기 전 잠시 여유를 갖고 안전을 챙겨보는 ‘사람이 우선인 안전문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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