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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은퇴식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
입력 2019.07.14. 05:44 댓글 1개특별함이 가득한 은퇴식이었다.
KIA타이거즈 베테랑 이범호(38)가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의 은퇴경기를 끝으로 20년간의 프로생활을 마쳤다. 은퇴식은 누구보다도 화려하고 감동적이었다. 2만 명의 관중들은 완패를 당했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떠나가는 이범호의 은퇴를 아쉬워하며 앞날을 축복했다. 구단이 공들여 준비한 은퇴식은 역대로 가장 훌륭한 은퇴식의 하나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룻밤이 지났지만 여운은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다. 그만큼 이범호의 은퇴식에는 특별함이 담겨있다.
▲투 클럽맨의 명품 은퇴식
이범호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다. 한화를 거쳤다. 그런데도 누구보다 성대한 은퇴식을 했다. 바로 인격체 이범호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내 김윤미씨는 경기 중간 동영상을 통해 "나는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인간으로 좋아했다"는 말을 했다. 이어 직접 읽어내려간 송별사에서는 "20년간 프로야구 선수로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달려와 준 것을 아내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신이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 정말 잘 알고 있어 이 자리가 더 감격스럽고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남편의 인성과 성실함을 말한 것이었다. 이범호를 직접 영입했던 정영기 전 한화이글스 스카우트 팀장도 "범호는 대구고 시절 원석이었다. 내가 연습경기를 볼때마다 홈런을 쳤다. 진짜 영입했던 이유는 범호가 잠재력도 있었지만 훌륭한 인성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한화 시절도 프런트나 선수들이 이범호를 다 좋아했다. 인격적으로도 완성된 선수였다. 아마 지도자로도 성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범호는 2011년 입단 이후 KIA시절 리더로 활약하며 2017 우승을 이끌었다. 구단의 구성원들은 인격을 갖춘 이범호의 리더십을 인정했다. 구단이 원클럽맨이 아닌데도 성대한 은퇴식을 선사한 이유였다.
▲원고없이 술술, 감동의 고별사
이범호는 독특한 고별사를 했다. 경기전 이범호는 "머리 속은 온통 고별사를 어떻게 하는가만 생각하고 있다. 좀 특별한 고별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식의 하이라이트는 고별사였다. 그는 원고도 준비하지 않고 단상에 올랐다. 2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논리정연하게 진심이 담긴 고별사를 했다. 그는 "관중들이 가득 채울까 걱정했는데 찾아주셨다. 타이거즈에 오래 있지 못했지만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지도자, 선후배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후배 윤석민과 이명기의 이름도 나왔다.
이범호는 "선수들이 나에게 좋은 것을 빼먹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 안타 보다는 멀리치는 타자를 만들어내는 공부를 하고 돌아오겠다. 2017년 우승을 함께한 멤버들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우승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훌륭한 선수들을 키워내겠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은퇴식을 마치고 "머리속에서 생각나는대로 말했다. 떠나면서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것이 최고의 고별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번 25번 승계식
이범호는 극히 이례적으로 자신의 배번(25)을 24살의 젊은 박찬호에게 물려주는 행사를 했다. 이범호는 한화 시절은 7번을 달았고 2011년 KIA에 입단하면서 25번을 달았다. 7번은 이종범의 배번이었다. 이범호는 스스로 노력해 25번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영구 결번은 이루지 못했다. 선동렬(18번)과 이종범 두 명 뿐이었다. 그러나 영광의 배번을 젊고 유망한 후배에게 물려주어 특별함을 더했다. 지금껏 은퇴식을 하는 선수가 후계자를 지목해 배번을 물려주는 일은 없었다.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를 낸 것은 이화원 대표이사였다. 이범호도 "주전 3루수는 박찬호이다. 박찬호도 좋은 번호라고 말하며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은퇴식의 행사로 진행됐다. 이범호는 자신의 배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직접 입혀주고 자신은 언더셔츠 차림을 했다. 이제 배번 25번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박찬호도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입단 6년 만에 첫 주전으로 활약하는 그에게는 상당한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불운과 부진 사이···'1승'이 어려운 선발 투수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31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SSG 선발투수 더거가 역투하고 있다. 2024.03.31. 2024.03.31. lmy@newsis.com[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야구에서 투수의 승리는 혼자의 힘으로 일궈내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9이닝 완봉을 해도 타선이 침묵하면 빈손으로 물러날 수 있다. 5이닝 5실점으로도 1승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운도, 실력도 있어야 승리 투수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KBO리그 개막 한 달여가 지나는 동안 4차례 이상 선발 등판을 하고도 아직 첫 승을 수확하지 못한 투수는 7명이다.SSG 랜더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로버트 더거는 아직 데뷔 첫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낯선 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더거는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이닝 14실점(13자책점) 해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을 썼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더거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중계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반등 없이 다음 등판이던 12일 KT 위즈전에서 1이닝 4실점 후 조기 강판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깊은 부진에 빠졌던 더거는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모처럼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5이닝을 던지며 1실점으로 막아 올해 한 경기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하지만 더거가 잘 던지자, 이번엔 운이 따르지 않았다. 5-1로 앞선 6회초 마운드를 넘긴 더거는 구원 난조로 7회 5-5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날렸다.더거는 올해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11.25를 기록 중이다.[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에서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4.03.18. mangusta@newsis.com지난해 14승(3패)을 올리며 국내 선수 중 최다승을 수확했던 LG 트윈스 임찬규도 올해는 아직 빈손이다. 5경기에 나와 3패 평균자책점 6.93에 그치고 있다. 규정 이닝을 채운 선수 중 평균자책점 최하위다.염경엽 LG 감독은 임찬규가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너무 잘하려다 보니 생각이 많다. 작년 14승을 하고, 팀이 우승하니 올해는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과를 생각하니 더 어려워진다"고 짚었다.지난해 18경기에 등판해 12승을 따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아 '무패 승률왕'에 올랐던 KT 윌리엄 쿠에바스도 올해는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쿠에바스는 올해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쌓았다. 평균자책점은 3.90이다.두산 베어스 곽빈. (사진=두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산 베어스 곽빈도 5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4패만 가져갔다.지난 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져 패배 빌미를 제공했던 그는 다음 등판인 12일 LG 트윈스전에서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내가 본 곽빈 중 최고"라고 평했을 정도였지만, 구원 난조로 인해 또 패전을 떠안았다. 18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4패째를 새겼다.롯데에서는 찰리 반즈(4경기 1패 평균자책점 4.98), 나균안(4경기 3패 평균자책점 5.59)이 아직 마수걸이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시즌 4번의 등판에서 3번을 선발로 나선 이인복(1패 평균자책점 4.91)도 승리가 없다. 첫 승을 맛보지 못한 선발 투수만 3명을 보유한 롯데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NC 이재학도 4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6.62로 아직 첫 승 신고를 하지 못했다.◎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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