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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타석도 만루' 이범호 "함성소리에 눈물 났다"
입력 2019.07.13. 22:39 댓글 0개【광주=뉴시스】김희준 기자 =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하는 이범호(38·KIA 타이거즈)가 현역 시절의 마지막 타석에서 만루 찬스를 만났다. 결과는 아쉬웠다.
이범호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이범호를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그가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해 10월1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274일 만에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범호의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는 개인 통산 2001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은퇴를 발표한 지난달 18일 당시 이범호는 개인 통산 1995경기 출전을 기록 중이었다. KIA 구단과 코치진은 은퇴 발표 당시 2000경기 출장 달성에 5경기만을 남긴 이범호를 배려해줬다.
지난달 19일부터 1군 선수단과 동행하다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범호가 은퇴 경기에서 2000경기를 채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대타로 출전하면서 2000경기를 채웠다.
'만루홈런의 사나이' 이범호에게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어김없이 만루 찬스가 돌아왔다.
이범호는 개인 통산 17개의 만루홈런을 쳐 이 부문 역대 1위에 올라있다. 역대 2위는 12개를 친 심정수(은퇴)고, 현역 선수 중에는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최정(SK 와이번스)이 11개로 최다라 깨지기 쉬운 기록이 아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만루홈런을 쳤다.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7년 10월30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이 때문에 이범호가 은퇴 경기에서 만루 찬스를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하필 이범호 타석에서 만루 찬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KIA는 5회말 1사 후 5명의 타자가 연속 안타를 때려내면서 3-7로 따라붙었고, 1사 1, 2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최형우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안치홍이 유격수 방면에 평범한 땅볼을 쳤고, 한화 유격수 오선진이 타구를 잡아 2루로 송구했다.
1루 주자 프레스턴 터커의 전력 질주 때문일까. 2루심은 터커가 2루에서 세이프됐다고 선언했다. 한화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2사 만루, 이범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미 1루 주자 터커의 세이프 판정이 나왔을 때부터 관중석에서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범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이범호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이범호는 한 방을 노리는 듯 한화 선발 투수 워윅 서폴드의 2구째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허공을 갈랐다. 볼을 하나 골라낸 이범호는 4구째를 힘껏 잡아당겼다. 결과는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였다.
만루 찬스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긴 이 타석은 이범호의 현역 시절 마지막 타석이 됐다. 이범호는 6회초 수비 때 자신이 등번호를 물려줄 박찬호로 교체됐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이범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 동료 한 명, 한 명과 포옹을 나눴다. 눈물을 훔치는 듯 유니폼을 잡아당겨 눈가를 닦는 모습도 보였다.
마지막 만루 찬스에서 아쉽게 물러난 것을 포함해 이범호는 이날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KIA가 0-2로 끌려가던 2회말 이범호의 첫 타석이 돌아왔다.
이범호가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에 노란 막대풍선이 물결치면서 커다란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범호는 팬들의 환호에 화답하듯 1, 3루와 외야 쪽에 한 차례씩 인사를 했다.
1구에 몸쪽 공이 들어오자 조금 놀라는 모습을 보인 이범호는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한화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정근우는 모자를 벗고 인사를 건넸다. 이범호는 후속타 불발로 더 이상 진루하지는 못했다.
이범호가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을 때도 관중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범호는 한화 선발 서폴드의 초구를 노려친 후 뜬공인 것을 예감한 듯 뒤를 돌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타구는 한화 중견수 호잉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수비에 나섰지만, 이범호는 자신에게 굴러온 공을 잘 처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3루수 이범호 앞으로 굴러간 타구는 공교롭게도 '절친' 김태균의 타구였다. KIA가 0-4로 뒤진 3회초 2사 1, 3루 상황에서 김태균은 차명진의 2구째를 잡아당겼다. 이범호는 다소 강하게 굴러간 타구를 잘 잡아 1루로 천천히 송구했다.
이로써 이범호의 개인 통산 기록은 2001경기 출전, 타율 0.271(6370타수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 863볼넷 954득점으로 남게 됐다.
은퇴식까지 모두 마친 후 이범호는 5회말 2사 만루의 찬스에 들어선 타석에 대해 묻자 "함성 소리 들었죠?"라고 반문한 뒤 "함성 소리 때문에 교체되고 나올 때 눈물이 나더라. 아파트 주민들께는 죄송하게 생각한다. 너무 함성 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못 쳤지만, 마지막 타석을 화려하게 하고 가는 것 같다. 앞선 타석에서 타이밍이 늦어 삼진을 먹더라도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려고 했다"며 "잘못 생각한 것 같다. 가면 갈수록 볼이 늦어진다는 생각을 못했다"고 전했다.
이범호는 "비디오 판독을 기다리면서 하늘이 마지막 타석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뭔가 있기 때문에 세이프 선언을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세이프 같다, 스윙하자는 생각을 했다. 스윙을 열심히 하다보니 너무 빨라서 방망이 끝에 맞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jinxiju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잘나가던 KIA 황대인 악! 2~4주 후 재검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황대인이 27일 롯데자이언츠와 경기도중 부상으로 교체되고 있다. KIA구단 제공.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또 다시 부상 악재와 마주했다.KIA는 "어제 곧바로 선한병원에서 검진했다. 왼쪽 햄스트링 근육손상인데 출혈이 있는 상황이라 MRI를 찍기가 어렵다"며 "피가 빠지고 나서 정확한 재활 기간이 나올 듯하다. 재검까지 2주에서 4주정도 걸릴 것이고 복귀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아이싱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지난 27일 롯데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구급차에 실려간 황대인은 MRI진단을 위해 구단 지정병원인 선한병원으로 이동했던 바 있다.황대인의 부상으로 KIA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주포 나성범의 부상으로 전력에 공백을 빚은 상황에서 장타력을 갖춘 황대인의 이탈은 치명적이다.황대인은 올 시즌 3경기에서 7타수 2안타 타율 2할8푼6리 3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시범경기에서는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푼8리 4홈런 1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바 있다.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그는 올 시즌 활약으로 재도약을 꿈꿨으나 부상을 입어 일단 쉬어가게 됐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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