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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지킨 2만 관중, 마지막 만루, 눈물의 고별사...굿바이! 이범호
입력 2019.07.13. 22:35 댓글 0개멋진 꽃범호의 퇴장이었다.
KIA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이범호(38)가 생애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화려한 은퇴식과 축복을 받으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범호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친정 한화이글스와의 은퇴 경기에 선발출전해 볼넷 1개를 골랐고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001경기째 생애 마지막 타석에 찾아온 만루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멋진 마침표였다.
이범호는 경기전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방송과 신문 취재진을 상대로 마지막 인터뷰를 했다. 관중 100명에게 사인을 해주었고 일일히 사진 촬영도 응했다. 보는 사람이날 초정한 은사 박태호 영남대코치(대구고 은사), 정영기 영동대 코치(전 한화이글스 스카우트 팀장)와 반갑게 해후했다. 아들 황(시구)과 딸 다은(시타)과 함께 시포를 하면서 뜻깊은 가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양팀 선수단은 꽃다발과 기념패, 유니폼 액자, 골든글러브, 베이스 등판을 차례로 안겨주었다.
이범호의 걱정은 기우였다. 팬들은 만원관중으로 떠나는 이범호에게 꽃길을 만들어주었다. 인터넷 예매는 일찌감치 매진이 됐다. 취소분은 현장판매를 했는데 오후 4시50분께 모두 팔렸다. 평소에 한산하던 5층 K3석에 관중들이 앉기 시작하면서 매진을 예고했다. 가족들 단위로 이범호를 비롯해 KIA 선수단 유니폼을 입고 열렬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범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거대한 함성소리로 "이범호!"를 연호했다.특히 3-10으로 크게 뒤졌는데도 경기후 은퇴식이 열릴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애정을 보냈다.
6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한 이범호는 2회말 첫 타석에 들어섰다. 지난해 10월 12일 광주 롯데전 이후 274일만에 선발출전이었다. 이범호는 모자를 벗고 360도로 돌면서 차례로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어 워윅 서폴드와 대결을 펼쳤다. 초구는 직구를 던졌지만 나머지는 몸쪽 볼만 던졌고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수비에서는 3회 2사 1,3루에서 김태균이 타구를 잡아 1루에 정확하게 던져 마지막 보살을 기록했다.
이범호는 드라마를 쓸 뻔 했다. 생애 마지막 타석이 바로 만루기회였다. KBO리그 최다 만루홈런 기록(17개) 보유자 다웠다. 3-7로 추격한 5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한화 워윅 서폴드의 4구를 노리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으나 빗맞은 뜬공이었다. 좌익수가 달려나와 잡았다. 이범호는 6회초 직전까지 수비훈련을 마치고 후배 박찬호와 교대하며 경기를 마쳤다. 모자를 들어 인사했고 관중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이범호는 경기후 만루타석 이벤트에서는 중월 홈런을 날려 관중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인들이 보내준 동영상도 관심을 모았다. 유명 MC 유재석과 조세호는 "수고많았고 박수를 보낸다. 이범호 선수의 모습을 계속 봤으며 ㄴ좋겠다. 멋진 제 2의 인생을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독특한 언행으로 유명한 전 소프트뱅크 동료 가와사키 무네노리는 "2001년 함께 플레이했다. 그때 한국어를 많이 배워서 한국이 좋다. 한국의 형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랑한다"며 하트 표시를 보내왔다. LA 다저스 류현진도 "수고했습니다. 멋진 제 2의 인생을 바란다"는 동영상을 보내와 은퇴를 축하했다.
친정 한화이글스의 배려도 남달랐다. 한화 팬들이 챔피언스필드의 1루석을 가득메웠다. 한화의 승리를 응원하면서도 이범호에게 박수도 잊지 않았다. 김태균은 선수단이 만들어준 모자이크 액자와 별도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액자를 선사하는 등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장면이었다. 치어걸을 비롯한 응원단도 열심히 응원을 이끌었다. 구단 홍보팀은 "주말인데다 이범호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이 찾아주셨다. 지방경기는 응원단을 거의 배치 안하는데 오늘은 특별히 했다"고 말했다.이범호의 가족들도 은퇴를 아쉬워하면서 축하했다. 아내 김윤미씨는 송별사에서 "야구선수보다는 인간 이범호가 좋았다"고 말했다. 어머니 박성순씨는 "2군가서 야구 그만둔다고 했을 때를 빼고 신경쓰이게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광희씨는 "어렸을 때 집이 너무 어려워 많이 못해준 것이 걸린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아이들은 "고생했어요. 이제 편히 쉬고 놀이공원 가자"고 조르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가 끝난 후 공식 은퇴식은 눈물 그 자체였다. 이범호는 자신의 배번과 이름이 새겨진 연단에서 조명을 받은 가운데 눈물을 흘렸다. 아내 김윤미씨도 송별사에서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범호도 고별사에서 동료, 지도자들을 일일히 열거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선수를 만드는 지도자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이범호는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는 그라운드 퍼레이드를 했다. 차량에 탑승해 더그아웃을 출발해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두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관중들은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흔들며 이범호의 앞길을 밝혀주는 모습이었다. 외야의 팬들은 꽃을 뿌려주며 이범호의 앞날을 축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퍼레이드를 마치자 선수들은 이범호와 일일히 포옹을 했다. 이어 헹가래를 했고 기념 사진을 끝으로 이범호의 퇴장을 마무리했다. '행복한 사나이' 이범호의 멋진 마지막 길이었다.
- 8연패 탈출 이끈 롯데 황성빈의 '폭주'···"어느 누가 나를 봐도···"(종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1사 롯데 황성빈이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04.18. bluesoda@newsis.com[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폭주 기관차'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LG 트윈스를 제대로 흔들었다.황성빈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렸다.타석과 누상에서 쉬지 않고 존재감을 뽐낸 황성빈을 앞세워 롯데는 LG를 9-2로 누르고 8연패를 탈출했다.경기 후 만난 황성빈은 "우리가 항상 점수를 먼저 주고 따라가다가 끝나는 경기를 하더라. 그래서 초반에 더 집중해서 출루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웃었다.이날 황성빈은 첫 타석부터 거침 없이 내달렸다.1회 1사 후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낸 황성빈은 후속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이어 레이예스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에 망설임 없이 뛰었다. 타구를 잡은 2루수 신민재가 3루 승부를 택했지만 황성빈은 그보다 빨리 3루를 돈 뒤 홈까지 질주했다.예상치 못한 '폭주'를 펼친 황성빈은 홈에서 세이프되며 선제 득점을 올렸다.황성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고영민 주루) 코치님의 사인을 보고 뛰었다"며 "솔직히 상대 2루수가 공을 잡았는지도 몰랐다. 그냥 사인을 보고 뛰었다. 고영민 코치님이 만들어준 득점이었다"고 설명했다.2-0으로 앞선 3회 1사 후에도 켈리에게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켈리는 리드폭을 크게 가져가고 있던 황성빈을 잡기 위해 1루로 견제구를 던졌다. 황성빈이 아웃될 타이밍이었지만, 견제구가 빠지면서 오히려 황성빈은 2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1사 롯데 황성빈이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04.18. bluesoda@newsis.com2-2로 맞선 5회 1사 1, 3루에서 투수 땅볼로 잡힌 황성빈은 팀이 3-2로 역전한 7회 무사 2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LG 구원 김유영에게 땅볼 타구를 쳤는데, 유격수 오지환이 발 빠른 황성빈을 의식한 듯 서두르다 포구를 하지 못했다.롯데는 계속해서 찬스를 이었다. 무사 1, 3루에서 빅터 레이예스도 땅볼을 쳤다.이때 타구를 잡은 신민재는 병살을 노린 듯 2루를 밟고 1루로 송구하려 했다. 하지만 2루로 슬라이딩하던 1루 주자 황성빈과 충돌하면서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타자 주자와 1루 주자 황성빈이 모두 살아남고, 3루 주자 윤동희는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올렸다.이어진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은 롯데는 7회에만 5점을 더 추가하며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몸을 사리지 않고 의욕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는 황성빈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황성빈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회초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KIA 투수 양현종을 바라보며 2루로 가려는 동작을 여러 차례 취했다. 양현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고, 황성빈이 과도하게 투수를 자극한다는 지적이 일었다.황성빈은 이날도 상대 선발인 켈리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황성빈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파울 타구를 친 뒤 1루까지 내달렸다 천천히 타석으로 돌아왔다. 이때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던 켈리는 이닝이 종료될 때 황성빈을 향해 격앙된 표정으로 몇 마디 말을 건넸다.이를 시작으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다행히 양팀의 충돌은 크게 번지진 않았다.황성빈도 '얄미운' 자신의 이미지를 모르지 않는다. 황성빈은 "어떤 누가 나를 봐도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이미지를 상대팀에서는 불편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1사2루 롯데 황성빈이 레이예스의 안타 때 홈으로 달리던 중 태그를 시도하던 LG포수 박동원과 충돌하고 있다. 결과는 세이프. 2024.04.18. bluesoda@newsis.com적에게 '불편함'을 주는 선수라는 건 그만큼 상대를 잘 괴롭히고 있단 의미가 된다. 황성빈은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면 내가 준비한 걸 아예 못할 거 같아서 신경을 안 쓰려고 한다. 팀 선배들도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는 게 좋다고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팀이 긴 연패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모처럼 선발 기회를 잡은 황성빈은 '자신의 야구'로 팀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황성빈은 "솔직히 야구를 하면서 백업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나. 올해 백업으로 스타트를 하게 됐는데 김주찬, 임훈 타격 코치님이 '언제든 나갈 수 있으니 절대 (희망을) 놓지 말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오늘도 출루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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