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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팬들의 과분한 사랑, 진심으로 감사"

입력 2019.07.13. 17:11 댓글 0개
"선수 아닌 이범호로 가장 하고싶은 것은 여름 여행"
【광주=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이범호가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을 앞둔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9.07.13 jinxijun@newsis.com

【광주=뉴시스】김희준 기자 = 은퇴식을 앞둔 이범호(38·KIA 타이거즈)가 팬들이 보내준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치르는 이범호는 경기를 앞두고 "KIA에서 모든 것을 이뤘지만, 이곳에서 선수 생활을 길게 하지는 않았다. 선수 생활의 길지 않은 시간을 KIA에 있었는데 팬들이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시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범호의 현역 마지막이 될 이날 경기는 오후 4시50분 모든 표가 팔려나갔다. 이날 경기 전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앞에는 KIA 유니폼을 차려입은 관중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범호는 "은퇴를 결심하고 가장 걱정한 것이 만원 관중이 들어올 것인가였다. 거의 한 팀에서 생활을 하던 선수들은 만원 관중 앞에서 멋있는 은퇴식을 했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간단히 은퇴식을 하신 분이 많았다"며 "팀에서 길게 뛰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워낙 큰 은퇴식을 준비해주셔서 걱정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수 생활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재차 고마움을 내비쳤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이범호는 "경기가 다 끝나고, 조명이 꺼지면 긴장할 것 같다.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팬 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했다. '고맙다는 말 말고는 이 많은 분들께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고심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선배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해보려 한다"고 '깜짝 멘트'를 기대케 했다.

이범호는 "이루고 싶었던 것과 목표했던 것은 다 이룬 것 같다. 은퇴식이 다가오니 기쁜데, 후배, 팬들을 떠나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쓸쓸하기도 하다"며 "하지만 이게 현실이니 잘 준비하고 적응하겠다. 프로야구 선수 이범호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 후배들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지난 5월1일 잔류군으로 내려간 이범호는 지난달 18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KIA 구단과 코치진은 은퇴 발표 당시 2000경기 출장 달성에 5경기만을 남긴 이범호를 배려해줬다. 이범호는 지난달 19일부터 1군 선수단과 동행했고,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후 5경기에 출전해 2000경기 출장은 달성한 상태다.

'그간 하루하루가 특별했겠다'는 말에 이범호는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경기장에 나오면 하루나 이틀은 쉬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했다. 은퇴를 하는 입장이 되니까 '그 때 하루 더 뛰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어 "그동안 후배들과 뒹굴고, 함께 뛰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열흘 동안 많이 느끼고, 재미있게 생활했다. 후배들이 즐겁게 반겨주고, 코치진도 마음을 잘 알아주셔서 따뜻함을 가지고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이범호는 더 이상의 경기 출전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범호는 "2001경기로 마무리할 것이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범호는 현재 KIA의 주전 3루수인 박찬호에 등번호 25번을 물려준다. 시즌 중 등번호를 물려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는 "현재 KIA의 주전 3루수는 박찬호다. 내가 나간다면 3루수에게 주는 것이 가장 맞다고 생각했다. (박)찬호가 고맙게도 남은 시즌 나의 등번호를 달고 뛰어준다고 하면, 감회가 새로울 것"이라며 "KIA의 현재 3루수에게, 좋아하는 후배에게 줄 수 있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경기도 3루수로 나선다. 타순은 6번이다. 이범호는 "(박)찬호에게 5회까지만 쉬라고 했다. 감독님께는 안타를 치면 빼달라고 했고, 홈런을 치면 한 번 더 타석에 나가겠다고 농담했다"며 "외국인 선수가 나를 모르니 노려서 잘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선수'라는 수식어를 떼는 이범호는 "당장 내일은 서울에 가야할 것 같다. 월요일에 방송이 있다. 은퇴식이 끝나고도 일주일은 바쁠 것 같다. 일주일 후부터 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은퇴하면 여름에 여행을 가보고 싶었다. 가족들도 가본 적이 없고, 다른 프로야구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9월이면 (코치 연수를 위해)일본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7~8월 내에 여름 여행을 꼭 가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사실 이날 아침 일찍 광주 날씨는 흐렸다. 비도 상당히 내렸다.

이범호는 "아침에 비구름을 자주 보는데 비구름이 신기하게 광주 밑으로 계속 지나가더라. 하늘도 보내주실 때 확실하게 보내주셔야 한다"며 웃었다.

2010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1년간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던 이범호는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범호는 "나의 프로야구 선수로서 생활은 일본 가기 전과 후로 나뉜다. 야구 선수로서 일본 선수들에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그 선수들의 열정을 배우고 싶었다"며 '여기 와서 그 열정을 가지고 선수 생활을 했다"고 회상했다.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를 하는 이범호는 "일본으로 또 넘어가 밖에서 보는 상황이 어떤지 체크해보고 싶었다. 한 번 더 배우고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내가 KIA에 온지 5년이 됐다. 5년 있으면서 한 차례 우승도 같이 했다"며 "이범호는 인격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였다. 후배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선수였다. 후배들이 많이 따랐고, 후배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해주는 훌륭한 야구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런 인격을 가지고 존중받은 선수다. 구단에서 그에 합당한 은퇴식을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은퇴하는 것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축하해주고 싶다. 이런 자리를 같이 하는 것도 영광스럽다"고 축하했다.

박 감독대행은 "이범호는 선수들에게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범호가 타자로서 가지고 있었던 장점으로 '꾸준함'을 꼽은 박 감독대행은 "큰 기복이 없었다. 본인의 성실함이 뒷받침됐을 것이다"며 "타석에서 노림수가 장점이었다. 득점권에서의 역할이 좋았는데 그런 것은 노림수가 없으면 안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대행은 "원래 선수들에게 승패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자고 하는데 오늘만큼은 이런 이벤트도 있고 하니까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겨서 떠나는 (이)범호를 그나마 조금 기쁘게 해주고, 부담도 줄여주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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