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거짓으로 드러난 사립고 시험 문제 유출 해명

입력 2019.07.11. 18:31 수정 2019.07.11. 20:36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광주 한 사립고에서 발생한 시험 문제 유출 감사 결과 “특정 동아리반에 제공된 문제를 변형해 출제했다”는 학교측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광주시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지난 5일 치러진 기말고사 수학 문제 중 객관식 3문제, 서술형 2문제 등 5문제를 사전에 특정학생들에게 사전 유출하고 그대로 출제한 것으로 확인했다.

시험문제 유출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학교측의 거짓 해명과 함께 “수시로 대학가는 학생은 따로 관리된다”라는 소문도 사실이 됐다. 실제 이번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해 “일부 학교 기숙사가 우수 학생들의 내신을 집중 관리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문제의 사립고는 시험문제 유출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의혹까지 드러나 도덕성 마저 도마에 오르게 됐다. 특히 이번 시험문제 유출을 누가 주도했으며, 어느선까지 알고 있었는지, 수학과목에만 시험지 유출이 있었는지, 올 한해만 그러한 유출 행위가 있었는 지 등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유명 인터넷 강사의 문제집에서 뽑아낸 일부 문항을 사전에 유포하고, 기말고사 문제로 출제했다면 업무방해죄는 물론 저작권법 위반 등의 책임도 면할 수 없게 됐다.

반복되는 시험지나 문제 유출로 우수학생 위주의 내신관리가 학교 마다 널리 퍼져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번 일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악성 소문도 퍼지고 있다. 지난해 또 다른 학교의 시험지 유출사건이 터졌을 때 장휘국 교육감은 직접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시교육청의 일선 학교에 대한 내신 관리 감독이 헛돌고 있다는 반증이다.

더 큰 걱정은 애먼 학생들의 피해다. 그렇지 않아도 반복된 시험지·문제 유출로 내신 성적의 불신이 커진 상황이다. 특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의 피해 외에 학부모들의 불만과 비난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공정해야할 학교시험에 일부 학생들에게 특혜를 베푼 범죄행위다. 많은 학생들이 받았을 차별과 불이익을 생각하면 분통 터질 노릇이다. 범죄에 둔감한 교사에게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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