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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식도락과 문화·예술의 천국···원더풀 광주
입력 2019.07.10. 18:24 수정 2019.07.10. 18:24 댓글 0개“저는 속이 안 좋아서 점심을 거르겠습니다.”
“배가 고픈데, 왜?” 내키지 않은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식사문화라면. 비위가 약해서 극구 사양하는데도 더 권할 때는 도리 찾기가 참 쉽지 않다. 지난 2005년 8월, 월드비전의 ‘지구촌 희망찾기’란 주제로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방문할 때였다. 13명의 방문단중 서너 명이 음식을 시커먼 손으로 집어먹는 현지인들을 보더니 식사를 포기하고야 말았다.
문화차이에 따른 오해와 편견
“어려운 상황에도 멀리온 손님에게 정성껏 차린 것인데 예의가 아니다. 현지 방식대로 식사를 하자”, “포크나 숟가락을 주면 식사를 하겠다”등 잠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때 나무가지를 꺾어 임시방편의 젓가락 몇 짝이 전해지자 점심을 대충 떼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문화 상대주의란 그 문화를 갖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다. 문화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화의 차이에 따른 오해와 편견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재채기에 대해 별 무반응이지만,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는 ‘영혼이 빠져나간다’는 생각에 큰 거부감을 보인다고 들었다. 식사중에 코풀기는 어떤가. 우리는 큰 실례지만 서양에서는 오히려 코를 푸는 것보다 코를 훌쩍 거리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한다.
나이 많은 어른과 대화할 때 눈을 자주 마주치면 ‘버릇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서양에서는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자신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또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단다.
우리는 찌개나 전골을 먹을 때 하나의 큰 그릇에 담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문화지만, 서양에서는 비위생적이고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자신이 마시던 잔으로 술을 권해도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문화의 차이에서 오해가 심한 것이 식사문화 같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2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인 김경은의 ‘한·중·일 밥상문화’(펴낸 곳:이가서)에는 3국의 독특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다.
“중국인은 생선회나 육회 같은 날것을 썩 즐겨하지 않는다. 특히 날계란을 질색할 정도로 먹지 않는다. 이는 중국에 큰 병이 돌아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적이 있는데, 그 원인이 날계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기의 연장선 위에 에티켓과 예의도 강조한다. 중국에서는 절대 생선을 뒤집으면 안 된다고 한다. 생선을 뒤집는 행위에서 어선이 전복되는 이미지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젓가락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한국인은 젓가락을 몸의 일부로 여겼다. 즉, 손가락 발가락 머리카락과 같이 신체의 끄트머리에 있다고 여긴다. 이어령 교수의 말도 인용한다. “옷을 피부의 일부로 여긴 것처럼 젓가락과 숟가락을 손의 일부분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성별에 따라 젓가락 색깔도 구분한다, 남편은 검은색, 부인은 빨간색을 주로 사용한다. 제사를 지낼 때는 반드시 흰색을 쓴다고 한다. 흰색에 존경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중국인은 젓가락을 조상과 연계시킨다. 조상 중 한 분이 호상을 맞았을 때 붉은 젓가락을 사용해 장사를 지낸다. 죽은 사람 덕분에 장수하고 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이가 다르거나 짝이 맞지 않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Hi’‘Welcome’반갑게 인사하자
광주세계수영대회가 12일부터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전 세계 194개국에서 선수와 임직원·응원단 등 1만5천여명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규모란다. 수영대회는 광주만이 자랑하는 음식과 문화·예술을 알리고 넉넉한 인심을 홍보하는 절호의 기회이다. 문화 상대주의처럼 오해와 편견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들도 우리의 주먹밥과 오리탕, 떡갈비, 육전, 상추튀김을 맛보고 그 유래를 알면 좋아할 것이다.
혹, 광주를 찾은 외국인들을 거리에서, 또는 식당에서 마주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서로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짓고 ‘Hi(하이)’‘Welcome(웰컴)’하며 가벼운 목례를 하면 어떨까. 길을 찾거나 지도를 보고 있으면, 또는 사진을 찍으려하면 먼저 다가서서 “May I help you?(뭘 도와드릴까요)” 한마디라도 건네보자.
그래서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맘 놓고 도시 곳곳을 찾아 여흥을 즐기고, 광주의 색다른 맛과 멋에 듬뿍 취했으면 좋겠다. 가는 곳마다 “원더풀 광주”를 연발할 것이다.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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