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내신관리 우수학생 합숙소로 변질된 기숙사

입력 2019.07.10. 18:05 수정 2019.07.10. 20:03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다시 불거진 광주 사립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중심에 기숙사가 자리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최근 발생한 모 사립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기숙사 학생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동아리 학생들에게 사전에 문제를 제공한 게 발단이었다. 이들 학생들에게 먼저 시험문제를 풀게한 것은 ‘집단과외’의 변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험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학교는 성적 우수학생 95%를 선발하고 나머지 5%를 원거리 통학생 및 가정 환경등을 고려해 기숙사생을 뽑았다. 이들 성적우수 기숙사생들은 미리 알려준 수학 문제를 풀어 기말 고사를 대비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학교 기숙사가 내신관리 합숙소로 변질됐다는 여론의 질타와 함께 학생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치르게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광주권에서 기숙사를 운영하는 고교는 국·공립 6개교, 사립 22개교 등 모두 28개교다. 과거에 비해 개선되기는 했지만 대다수 학교는 10% 내외의 원거리 통학생이나 가정환경등을 고려하고 나머지 90%는 성적우수 학생 위주로 기숙사생을 선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성적우수 기숙사생을 중심으로 불법적인 심화학습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오다 이번 문제 유출 사고가 터진 것이다.

이번 문제 유출 사고에서 보듯 일부 사립고 기숙사는 사실상 우수학생을 위한 내신관리 합숙소 형태로 운영된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기숙사생과 비기숙사생의 보이지 않는 차별로 들끓고 있다. 기숙사에 들어가면 어려운 시험문제를 먼저 받아보는 동아리 형태의 특혜를 누리지만 비기숙사생은 ‘기숙사생 들러리’라 자조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기숙사를 전수 조사해 운영 제도를 바꿔야 한다. 기숙사를 교과학점제나 방과후 학교, 공부방, 독서실, 체력단련실등으로 활용하는 공익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기숙사 내 일부 학생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하는 특혜는 교육적이지 못하다. 부당한 학사 운영일 뿐이다.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관리 합숙소로 변질된 기숙사를 그냥 놔둔 채 반복되는 시험지 사전 유출사고를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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