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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에서 대타 꽃타점' 이범호 스윙 녹슬지 않았다

입력 2019.07.04. 20:45 댓글 0개

 녹슬지 않는 스윙이었다. 

은퇴를 앞둔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이범호(38)가 모처럼 대타로 출전해 타점을 올렸다. 이범호는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자신의 1996번째 경기에서 귀중한 타점을 생산했다. 팀은 3-9로 패했지만 팬들은 이범호의 등장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범호는 이날 경기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지난 5월 1일 말소된 이후 64일만이었다. 6월 17일 은퇴를 발표한 이후 1군 선수단에 합류했으나 등록은 하지 않았다. 오늘 13일 은퇴 경기(광주 한화전)를 앞두고 개인 통산 2000경기 출전을 위해 등록한 것이다. 

경기전 박흥식 감독 대행은 "오늘은 대타로 출전할 것이다. 수비도 되니 나중에는 선발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타 시점이 극적이었다. 이범호는 만루홈런의 사나이다. 통산 17개의 만루홈런을 날려 최다 기록 보유자이다. 공교롭게도 만루 상황에서 대타의 기회가 찾아왔다. 

5회말 이창진과 김선빈이 연속 볼넷을 얻고 한승택이 우전안타를 날려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다음타자 최원준 차례였는데 갑자기 KIA 더그아웃이 술렁였다. 바로 이범호를 대타로 내보낸 것이다. 이범호가 그라운드에 나서고 그라운드 아나운서의 호명이 이어지자 관중석에서는 "와~"함성이 쏟아졌다.

극적인 사고가 터질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NC 선발투수 구창모는 초구 바깥쪽 직구를 뿌렸고 이범호는 가볍게 밀어쳤다. 타구는 잘맞았으나 우익수 정면으로 날아갔고 3루 주자가 가볍게 홈을 밟았다. 안타나 장타는 아니었지만 지난 4월 19일 광주 두산전 이후 첫 타점이었다. 통산 1126타점째를 기록했다. 64일만의 복귀 첫 타석에서 녹슬지 않는 스윙을 보여주었다. 

관중들은 이범호가 천천히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박흥식 감독 대행은 포옹을 했고 더그아웃의 동료들도 모두 활짝 웃으며 타점을 축하했다. 이범호는 6회초 수비부터 오선우로 교체됐다. 그는 1996경기를 소화했다. 2000경기까지 4경기 남았다. 주말 LG와의 광주 3연전에서도 그 꽃스윙을 감상할 수 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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