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김기훈? 변화구만 잡으면 류현진"

입력 2019.07.04. 15:00 수정 2019.07.04. 15:00 댓글 2개
2경기 연속 호투에 선발로 자리매김
역투하는 김기훈. 뉴시스

“변화구만 잡히면 류현진처럼 성장 할 수도 있지.”

‘슈퍼 루키’ 김기훈(19·KIA 타이거즈)의 호투 행진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기훈은 지난달 26일 1군 복귀 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6월 26일 키움전에서는 6.2이닝 무실점, 7월 2일 NC전에서는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호투 덕분에 KIA 역시 2승을 챙기게 됐다.

김기훈의 호투 비결은 자신감에 있었다.

김기훈은 “시즌 초와 달리 내 볼에 자신감이 조금 붙었다”며 “덕분에 초구 스트라이크도 많이 잡히고 있다. 자신 있게 믿고 던지니까 스트라이크가 많아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기훈의 호투는 수비진의 도움이 컸다. 그가 2경기 동안 거둔 탈삼진 수는 6개다. 반면에 볼넷은 7개나 된다. 이같은 결과는 상대타선이 김기훈의 직구를 노렸기 때문이다.

김기훈은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들어올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초반에 변화구 섞으면서 던지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되더라. 다행히 (한)승택이형의 지시대로 볼을 밀 듯이 던지니까 잘 통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직 개선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이제 겨우 데뷔 1년차 신인으로서 당연히 걸어가야 할 길이다. 특히 가장 먼저 시급한 문제는 첫 이닝을 순탄하게 넘겨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2경기만 보면 김기훈은 첫 이닝에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키움전에서는 연이은 사사구로 1사 만루를 허용했고 NC전에서도 3타자 연속으로 사사구를 던졌다.

역투하는 김기훈. 뉴시스

이를 본 박흥식 감독대행은 아쉬움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감독대행은 “초반에 불안했다. 매번 패턴이 이런 상황인데 좋은 상황은 아니다. 시즌 초에도 그런 모습이 있더라. 근데 그런 상황에서도 잘 막았다고 하더라”면서 “대량실점을 허용했을 때는 초반에 내려가야겠지만 위기를 벗어나면 또 안정감 있게 가더라. 1회가 (김)기훈이에게 고비다. 1회부터 삼자범퇴하고 가야지 이런 모습을 없애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변화구 제구력을 잡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 감독대행은 “변화구 제구 문제는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개선이 돼야 특급 투수가 될 수 있다”며 “변화구가 안 되면 상대 타자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변화구 제구가 안 되니까 상대투수들이 변화구는 버리고 직구만 노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기훈과 맞붙었던 선수들 대부분은 직구를 노렸다. NC 이우성도 6회초 139km직구를 타격해 홈런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김기훈이 많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점은 역설적이기도 하다. 박 감독대행은 직구 볼 끝이 살아 있기 때문이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박 감독대행은 “일본 투수들 중에 그런 선수들이 있지 않나. 구속이 140km대지만 회전력이 좋아서 150km처럼 느껴지는 볼을 던지는 투수 말이다. 김기훈도 그런 볼을 가지고 있다”며 “제구가 왔다갔다하면서 자기 볼을 구사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참 진화하는 과정이다. 이제 1년 차다. 이정도만 해도 대단한 것이다. 변화구 컨트롤만 잘 잡으면 정말 무서운 투수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제 김기훈은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는 7일 LG전에서도 선발 출격해 1승을 노린다.

김기훈은 “매 이닝이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1회라고 생각하고 나를 잘 타일렀다. NC전도 3회가 아닌 1회라고 마음을 잡고 던진 것이 결과적으로 잘 풀리게 됐다. 다음 경기도 새로운 마음으로 잘 잡고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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