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결혼 숨기고 저지르는 불륜'에 제동 걸고 나선 법원

입력 2019.07.02. 18:29 수정 2019.07.02. 18:29 댓글 0개
문창민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강문)

헌법재판소가 2015년 2월 형법상 간통죄 규정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기혼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 즉 부정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 법이 바뀌면서 기혼자의 부정행위를 민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이 모색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부정행위를 한자의 배우자가 원고가 되어 부정행위를 한 자와 그 상대방을 피고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기혼자가 결혼사실을 숨기고 이성과 성관계를 갖는 것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것이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조순표 판사는 최근 여성 A씨(26)가 기혼남성 B씨(34)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신적인 위자료로 1천500만 원을 A씨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018년 5월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한바 있다. 미혼 여성K씨(29)가 기혼 남성J씨(41)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위자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서울 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미혼 여성에게 상대방의 기혼 여부는 교제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사항이며 미혼여성이 상대방 남성에게 결혼 여부를 질문했지만 남성이 결혼 사실을 숨기고 불륜을 저지른 것은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나 K씨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성관계전에 상대방이 결혼 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결혼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손해배상 금액은 상대방의 거짓말로 인해 본인이 입은 정신적인 피해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연인 사이로 지낸 기간이나 만난 횟수가 많다면 당연히 배상 금액은 많아진다. 연인 사이로 지내면서 본인의 신상에 미친 정도에 따라 손해배상 금액도 높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연인 사이로 지내면서 결혼까지 약속했다면 정신적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봐야 한다. 이런 경우 정신적 충격을 감안한 손해배상 금액은 보통 연인 사이보다 배상금액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국민 법감정에도 맞을 것이다.

2009년 혼인빙자간음죄가 폐지되고, 2015년 간통죄가 없어지면서 사회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기혼 남성들의 일탈행위가 늘고 있는 것이다. 결혼 사실을 숨기고 바람을 피우는 것, 즉 부정행위에 대해서 직접적인 형사처벌이 없어졌다고 해서 바람피우는 행위를 용인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법원의 잇단 민사상 손해 배상 판결은 이런 일탈 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개인의 성적 결정권을 형사적인 처벌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겠지만 민사상으로 보호하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아무리 풍속이 달라지고 남녀관계가 달라진다고 해도 기혼자가 미혼이라고 속이면서 하는 부정행위까지 용인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정행위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을 금전으로 환산하는 것은 여성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서로의 믿음과 신뢰를 깨뜨리는 부정행위로 인해 손해를 봤다면 이는 금전으로 배상받아야 마땅하다’는 최근 일련의 판결은 건전한 사회 풍속을 지키려는 우리 사회의 암묵적 합의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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